[밀라노=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봅슬레이 ‘전설’ 원윤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원윤종은 19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IOC가 이탈리아 밀라노 선수촌 단장회의홀(CDM)에서 발표한 선수위원 투표 결과 1176표를 획득, 1위로 당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8년이며 2034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까지 선수위원으로 활동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실시한 IOC 선수위원 투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선수촌과 경기장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1명이 입후보해 2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 2393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원윤종은 11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선출의 기쁨을 누렸다.
원윤종과 함께 에스토니아 바이애슬론 선수로 이번 대회에도 출전한 요한나 탈리해름(에스토니아·바이애슬론)이 함께 당선됐다.
원윤종 신임 IOC 위원은 22일 열리는 IOC 총회에서 IOC 위원 후보로 제안돼 승인 절차를 거친다.
원 위원은 22일 오후 8시 베로나에서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새로운 IOC 선수위원으로 소개되며 23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원윤종은 역대 13번째 한국인 IOC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선수위원으로만 따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첫 선출 사례를 만든 문대성(태권도)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당선된 유승민(탁구) 현 대한체육회장에 이어 역대 3번째다.
동계 종목 출신 한국인이 IOC 선수위원이 된 것은 원 위원이 최초다.
IOC 선수위원은 한 국가당 최대 1명이 활동할 수 있다. 유 회장의 임기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만료됐고, 파리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던진 ‘골프 여제’ 박인비가 낙선하면서 동계 종목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앞서 동계 종목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쇼트트랙의 전이경이,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스켈레톤의 강광배가 IOC 선수위원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들었다.
원윤종의 선수위원 당선으로 한국은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됐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국내 유일의 IOC 위원으로 활동 중이었으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열린 IOC 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IOC 선수위원은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
총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투표는 물론 올림픽 종목 선정 등에도 관여할 수 있다.
IOC 선수위원회는 최대 23명으로 구성된다. 원 위원처럼 선거와 투표로 뽑혀 8년 임기를 수행하는 위원이 12명이고, IOC 위원장이 성별·지역별·종목별 대표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명하는 위원이 11명이다.
이번에 2명의 선수위원이 임기를 마쳤으며 밀라노·동계올림픽 기간 이들을 대신할 2명이 새롭게 뽑혔다.
직전 올림픽에 출전했거나 선수위원 선거가 열리는 올림픽에 현역 선수로 참가한 이만 IOC 선수위원 출마 자격을 얻는다.
IOC 선수위원은 IOC와 선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수를 대변한다.
IOC의 선수경력프로그램 전파 등을 통한 선수 교육 및 취업기회 지원, 도핑방지 운동, 클린스포츠 촉진 위한 활동, 올림픽 운동을 통한 선수 권익 보호 등도 선수위원의 역할이다.
이번 올림픽 개막을 열흘 여 앞둔 지난달 26일 밀라노에 입성한 원 위원은 직접 발로 뛰며 선수들과 접촉하고, 진정성을 보여주며 표심을 잡았다.
동계 종목 중에서 비교적 인기가 낮고 인지도도 높지 않아 당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원 위원은 쉴 새 없이 선거 활동을 펼친 끝에 1위로 당당히 선출됐다.
한국 봅슬레이를 대표하는 파일럿으로 활약한 원 위원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봅슬레이 남자 4인승 은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봅슬레이 종목에서 아시아 최초로 따낸 올림픽 메달이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해 18위에 자리했다.
은퇴 이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선수위원으로 활동하며 행정 경험을 쌓은 원 위원은 지난해 2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서울시청)을 제치고 IOC 선수위원 한국 후보로 선정됐다.
원 위원은 지난해 6월 IOC가 발표한 최종 후보 11명에 포함됐고, 올림픽 기간 치러진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선 직후 단상 위에 오른 원 위원은 “무척 기쁘고, 선수들을 대표해 이곳에 설 수 있게 돼 굉장히 영광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선거 기간 동안 많은 선수들을 만났고, 선수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동계 종목 선수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제 이 네트워크를 모든 선수들로 확장하겠다”며 “올림픽 무브먼트와 함께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원 위원은 대한체육회를 통해 “올림픽 기간 중 현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만나면서 교류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선수들을 위해 먼저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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