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
19일 오후 4시께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주문을 읽자, 법정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윤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6분께까지 약 한시간 동안 진행된 윤 전 대통령 등 8명의 선고 공판은 긴장감이 맴돌지만 소란없이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됐다.
머리가 하얗게 센 윤 전 대통령은 수용복 대신 흰 와이셔츠와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왼쪽 가슴에는 수인번호 ‘3617’이 적힌 명찰을 달았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재판부를 향해 살짝 고개 숙여 인사했다.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와 웃으며 짧은 대화도 나눴다. 윤 전 대통령의 입정에도 방청석은 조용했다.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 구속 피고인들이 차례로 자리에 앉았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모두 굳은 표정으로 미동 없이 앉아 판결 요지 낭독을 들었다.
윤 전 대통령은 1시간여 진행된 선고공판 내내 별다른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며 재판부와 정면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재판부가 내란죄 성립 여부 등을 판단할 때에는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입술을 깨물거나, 허공을 응시했다. 가끔 목이 타는 듯 헛기침을 하기도 했다.
특히 국회에 군·경을 투입한 건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대목에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판결 요지를 읽어내려 가던 지 부장판사는 도중 긴장한 듯 목을 축였다.
지 부장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순 없다”고 비유하며, 12·3 비상계엄 목적이 국회의 기능 마비에 있었다고 질타했다.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 다다르자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산정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고, 이로 인해 다수 공직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강조하며 잠시 뜸을 들이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다.
판결 요지와 양형 이유 설명을 마친 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을 일으켜 세운 뒤 주문을 낭독했다.
윤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꼿꼿하게 선 채로 입술을 꾹 다물고 정면을 바라봤다. 법정 내엔 고요함이 맴돌다 잠시 후 방청석에서 작은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지 부장판사가 김 전 장관 등 피고인들의 선고형을 재차 읊자 윤 전 대통령은 느린 속도로 눈을 깜빡이며 재판부가 앉은 법대와 정면을 번갈아가며 응시했다.
무표정을 유지하던 윤 전 대통령은 선고 이후 김홍일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악수하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퇴정하는 재판부를 향해서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김 전 장관 등 피고인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무죄가 선고된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고개를 숙이자 변호인이 그를 격려하는 듯 어깨를 두들겼다.
선고 전후로 쥐죽은 듯 조용하던 법정은 법원 보안관리대원들이 방청인들의 퇴정을 명한 다음에야 소란스러워졌다.
방청객들은 퇴정 대신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힘내세요” “윤 어게인” 등을 외쳤다. 일부 지지자는 “이게 재판이냐”고 항의했다.
이에 교도관들과 함께 구속 피고인 대기실로 향하던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돌려 방청석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빠른 걸음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원은 이날 형사대법정 417호로 향하는 출입구에서부터 법원 보안관리대원들을 배치해 보안 강화에 나섰다. 법정 내에도 10여명의 보안관리대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방청석 좌우 가장 앞줄은 교도관들이, 가장 뒷줄은 법원 직원들이 자리했다. 417호 방청석 150석 중 취재진에게 배당된 52석까지 제외하고 나머지 자리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일반 방청객들로 채워졌다.
지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에 앞서 “판결 선고 과정에서 소란이나 기타 이상 행동 시 퇴정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으니 방청하는 분들은 그 점을 유념해달라”고 안내했다.
경고 덕인지 선고 공판은 고요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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