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전기차로 돌아온 프리미엄 세단의 정석, 아우디 A6 e-트론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아우디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세단 A6가 전기차로 돌아왔다. 지난달 26~27일 서울과 경기 일대를 오가며 실제로 몰아본 결과, 아우디가 ‘전기 세단의 기준’을 재정의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느껴졌다.

지난해 출시한 A6 e-트론은 단순한 파워트레인 변경 모델이 아니다. 내연기관 세단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전환의 방향성을 분명히 제시한 모델이다.

A6 e-트론은 아우디의 프리미엄 세그먼트 전기차 전용 PPE 플랫폼을 적용한 첫 번째 세단이다. 800볼트(V) 전동화 아키텍처와 고효율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270㎾(킬로와트) 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21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주행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은 강력한 토크다. 서울 한강공원 인근에서 강변북로로 합류할 때 저속 구간에서 속도를 빠르게 올려도 가속 과정이 매끄러웠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지체 없이 치고 나가며 자연스럽게 차량 대열에 녹아들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응답성과 세단 특유의 안정감을 동시에 살린 것이 특징이다.

고속 구간에서도 인상은 이어졌다. 아우디 역사상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0.21Cd)를 달성한 덕분에 차체는 속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더 차분해졌다.

풍절음 유입은 억제됐고, 이중접합 유리가 적용돼 정숙성은 한층 강화됐다. 독일 세단 특유의 묵직함과 전기차의 고요함이 조화를 이룬 느낌이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완성도 역시 높다.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차량 인지 상황이 직관적으로 표시된다. 차선 유지와 앞차 간격 조절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서 심리적 부담을 덜어줬다.

다만 조작 레버가 좌측 방향지시등 아래에 있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방향지시등이나 상향등을 오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이번 시승 차량에는 버추얼 사이드 미러가 적용됐다. 카메라 기반 영상은 선명하고 사각지대 인지도 우수했으며, 비나 눈이 내리는 상황에서도 시야 확보는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화면을 통해 거리감을 판단해야 하다 보니 일반 사이드 미러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차선 변경이나 주차 시 원근감이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실용성 역시 기대 이상이다. 스포트백 형태로 설계돼 후면 유리까지 함께 열리는 구조로, 기본 트렁크 용량은 500리터(L),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330L까지 확장된다.

세단의 한계로 지적되던 적재 공간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 일상 출퇴근은 물론, 가족 단위 주말 이동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격은 9459만원부터 시작한다. 경쟁 모델인 BMW i5와 메르세데스-벤츠 EQE 대비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편에 속한다.

A6 e-트론은 ‘아우디다운 방식’으로 전동화를 완성한 모델에 가깝다. 과장되지 않은 디자인, 안정적인 주행 감각, 정숙성 등을 모두 갖췄다.

전기차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A6다. 그리고 이 점이 이 차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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