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방장관 회의… 美 콜비 차관 “종속 관계 아닌 파트너십 원해”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회원국의 국방 태세 강화를 촉구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피트 헤그세스 장관 대신 참석해 ‘우리는 종속 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을 원한다’며 유럽의 역할 확대를 요구했다.

나토 홈페이지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개회사에서 “우리는 오늘 방위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다룰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동맹국들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투자는 수백억달러 규모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GDP 대비)국방 투자 5%’의 진척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며 “동맹 전반의 방위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극 안보 강화를 위한 나토의 군사 계획 ‘북극 파수꾼(Arctic Sentry)’ 에 대해 “러시아의 군사 활동 증가와 중국의 북극 고위도 지역에 대한 관심 확대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문제도 논의한다. 오늘 오후 나토-우크라이나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안보는 동맹의 안보와 직결돼 있다. 러시아가 다시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려 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예고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개회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번 회의에서는 헤이그에서 결정된 사항의 이행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방비 증액이다. 캐나다와 유럽이 국방비를 늘리고 방위 산업 기반이 억제와 방어 능력을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 문제는 의제에서 사라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동맹국들이 논의한 핵심은 우리가 북극을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린란드뿐만 아니라 북극 전체를 의미한다”며 “모든 동맹국이 협력해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활동에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콜비 차관의 나토 국방장관 회의 대리 참석에 대해 “헤그세스 장관을 포함한 미국 고위 관리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를 관리해야 하는 국가다. 나토도 중요하지만 서반구와 인도-태평양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콜비 차관은 유럽의 국방력 강화를 주장해 온 인물”이라며 “나토는 유럽과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다. 미국이 안전하려면 안전한 북극과 유럽, 대서양이 필요하다. 우리는 함께하는 동맹이다. 이것이 1949년 나토 창설 배경”이라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앞서 콜비 차관과 회동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콜비 차관은 수년간 유럽과 캐나다가 국방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인물”이라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적으로 인정한다. 이에 따른 유럽의 역할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콜비 차관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냉전 종식 후 이른바 ‘단극 체제’ 시절에 형성됐던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아래 본토 방어와 서반구 이익 보호를 우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태평양이 지정학의 중심 무대이며 미국의 안보, 경제 활력, 기술 리더십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이 다른 모든 곳에서 결정적인 부담을 지면서 유럽의 주요 재래식 방어자 역할을 무한정 수행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유럽이 유럽에서 재래식 침략을 억제하고 필요시 격퇴하는 데 필요한 전력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한다”며 “우리는 동맹 내 역할과 부담의 재균형을 정중하면서 단호하고 끈질기게 압박할 것이다. 이는 압박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나토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목표에는 반유럽적인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유럽이 실질적이고 활기차게 행동할 수 있다는 희망과 신뢰를 반영한다”며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이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유럽과 그 너머에서 강력하고 자신감 넘치는 동맹을 원한다. 우리는 종속 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유럽이 자국 방어의 일차적 책임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면 동맹은 더 강력하고 회복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대서양의 유대는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공유된 힘과 현실주의에 뿌리를 둔 ‘나토 3.0’의 비전을 구현하며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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