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연금 있는데 왜 비건 연금은 없어”…차별 소송에 영국 법원의 판단은

[맨체스터 고용재판소 제공][맨체스터 고용재판소 제공]

영국의 한 대학교 교직원이 ‘비건 연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주를 상대로 차별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현지시간 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교직원 A 씨는 2023년 6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맨체스터대학교에서 근무했으며, 입사와 동시에 대학연금제도(USS)에 자동 가입됐습니다.

그러나 A 씨는 대학이 제공한 연금 상품이 비건 기반이 아니라며, 이는 자신의 ‘윤리적 비건주의’ 신념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비건 인구가 전체의 약 2%를 차지하는 만큼, 이에 맞는 연금 상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재판에 출석한 A 씨는 무슬림 직원을 위해 샤리아(이슬람 율법) 연금이 제공되는 점을 거론하며,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연금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용자가 내야 했을 연금 기여금 손실과 이자, 세제 혜택 상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재판부에 비건에 적합한 연금 마련을 권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승소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종교·신념에 따른 차별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무슬림 연금의 경우 이미 일반 투자 시장에 존재하는 여러 상품을 조합한 것일 뿐이고, 현재 비건 연금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자신을 ‘윤리적 비건’이라고 밝힌 다른 직원들조차도 대학연금 제도에 대한 A 씨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지 않았다는 대학 측의 조사 결과도 기각 결정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의 바람을 해결하는 것은 재판부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법 개정을 원한다면 국회의원을 찾아가거나 입법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현행법에 따르면 모든 고용주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근로자를 직장 연금 제도에 가입시키고, 이에 대한 기여금을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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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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