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소셜미디어 앱은 중독성 있는 제품인가’를 둘러싼 주장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2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청소년, 교육구, 주 정부들은 소셜미디어 거대 기업들이 수백만 명의 미국 청소년에게 과도한 사용을 유도하도록 플랫폼을 설계해 그 결과 신체·정신적 상해와 각종 피해를 초래했다며 수천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첫 사건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원고는 2023년 소송을 제기한 현재 20살 여성으로, 어린 시절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불안과 우울 등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들은 메타, 스냅, 틱톡, 유튜브에 가장 중대한 법적 위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첫 사건 소송을 앞두고 스냅과 틱톡은 원고와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1990년대 ‘빅 토바코’를 상대로 사용됐던 법적 전략에서 영감을 받아, 이들 기업이 중독성을 지닌 ‘결함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논리를 펼칠 계획이다. 당시 필립모리스 등 담배 회사들은 흡연의 유해성을 은폐했다는 이유로 제소돼, 40여 개 주와 2060억 달러 규모의 포괄절 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은 무한 스크롤, 자동 영상 재생, 알고리즘 추천과 같은 기능이 강박적 사용을 유도하고, 불안·우울·섭식 장애·자해로 이어지는 정신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원고 측 주요 변호사 중 한 명인 조지프 밴잔트는 “이곳은 소셜미디어와의 싸움의 출발점”이라며 “사회가 소셜미디어 기업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기준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이용자가 게시한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주는 연방법의 보호막을 근거로 법적 위협을 피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재판부에 소송 기각을 요청하는 동시에,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하며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사용과 중독 사이에 과학적으로 입증된 인과관계는 없으며, 이번 소송이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덤대 법대의 불법행위법 전문가인 벤저민 지푸르스키 교수는 “지금까지 다른 산업보다 책임을 훨씬 잘 피해 온, 규모가 거대하고 막강한 기업들을 상대로 한 최첨단 사건”이라며 “이번에는 일정 수준의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셜미디어가 아동·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영국 등은 아동 대상 특정 기능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지난달 호주는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에서도 의회는 수년간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조치를 경고해 왔지만 대부분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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