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우체국 금융시스템 장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가운데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물리적 손상이나 외부 침입 문제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2시간 30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금융서비스가 멈춰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5일 우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14분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발생한 전산 장애는 내부 서버간 통신망 장애로 파악됐다. 우본은 현재 데이터 흐름 패턴 분석 등 세부적인 원인을 규명 중이다.
우본 관계자는 “서버 시스템의 물리적인 손상이나 외부에서 침입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웹 서버를 운영하는 가운데 통신망에 장애가 생겼고 금융 서버가 일제히 내려갔다. 전체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라 빨리 서버를 재가동해서 시스템이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데 2시간 반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있었던 오류는 다시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 흐름이 끊기거나 하는 조짐은 안 보이고 있는 상태”라며 “어떤 장애인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인해서 적정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거나 신규 시스템을 도입할 때 불안정해서 오류가 생기기도 하지만 내부 통신 오류로 고객들이 불편을 겪은 건 이례적인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먹통 사태를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체할 일이 있어서 들어갔다가 (안 돼) 깜짝 놀랐다”, “고객한테 공지도 따로 하지 않고 이게 뭐냐” 등 불만이 쏟아졌다.
이번 전산 장애는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잠복해있던 논리적 결함이 특정 임계치를 넘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체국 금융망의 경우 다른 은행이나 금융결제원 등 수많은 외부 기관과 실시간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우체국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연결된 외부망 중 한 곳에서 응답이 지연(타임아웃)되기 시작하면 그 데이터들이 우체국 서버에 쌓이면서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 작은 오류가 발생하면 우체국이나 오래된 은행 시스템은 거대한 하나의 덩어리로 이뤄져 있어 전체가 마비되는 일이 발생한다. 시스템을 기능별로 작게 쪼개서 운영하는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날처럼 현금자동화기기(ATM), 창구, 모바일이 동시에 올스톱되는 일은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우체국 금융 업무는 평상시 오후 4시 30분에 마감된다. 하지만 전날 전산 장애 문제로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연장해 누락 거래가 없는지 등 확인을 마쳤다. 아울러 고객에게 직접적인 금전 손실이 있다면 보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체국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우체국의 경우 수천억원 수준의 거래가 오가는 금융시스템”이라며 “워낙에 큰 시스템이다보니 한 번씩 엉킬 때가 있는 걸로 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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