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기밀 정보 누출 계약업체 관련 수사중 WP 기자 자택 압수수색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유력 언론인 워싱턴포스트(WP)의 기자가 국방부 계약업체 관련 수사 과정에서 자택이 압수 수색당했다.

14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기밀 정부 자료를 불법적으로 보유했다는 혐의를 받는 정부 계약업체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한나 나타슨 기자의 버지니아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연방 요원들은 그녀의 집과 소지품을 수색해 휴대전화, 노트북 두 대, 가민 시계를 압수했다. 노트북 한 대는 개인용이고 한 대는 회사가 지급한 것이다. 나타슨 기자는 압수 수색 당시 집에 있었다.

WP는 이날 오전 FBI 수사를 받는 정부 계약업체와 관련된 정보를 요구하는 소환장을 받았다. 소환장은 WP가 해당 계약업체와 직원들간의 모든 통신 내용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경찰이 기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WP는 전했다. 언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연방 규정은 취재원의 신원이나 정보를 얻기 위해 기자를 상대로 강압적인 수사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맷 머레이 WP 편집국장은 뉴스룸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압수수색을 매우 우려스럽고 공격적인 조치라고 규정하고 “업무에 대한 헌법적 보호와 관련해 심각한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머레이는 국장은 “FBI 요원들이 우리 동료 한나 나타슨의 집에 예고 없이 들이닥쳐 집을 수색하고 그녀의 전자 기기들을 압수해 갔다.

영장에 따르면 이번 압수수색은 기밀 정부 자료를 불법적으로 보유했다는 혐의를 받는 정부 계약업체에 대한 조사와 관련이 있다. 한나와 WP는 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머레이 국장은 “WP는 오랫동안 강력한 언론 자유를 열렬히 지지해 왔다. 그동안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매일 해왔듯이 이러한 자유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장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메릴랜드주 소재 시스템 관리자 아우렐리오 페레즈-루고네스를 조사하고 있다.

그는 최고 기밀 보안 등급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밀 정보에 접근해 집으로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 서류는 그의 도시락 가방과 지하실에서 발견됐다고 FBI 진술서에 나와 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14일 SNS에 “지난주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법무부와 FBI는 국방부 계약업체로부터 기밀 및 불법 유출 정보를 입수해 보도하던 WP 기자의 자택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나타슨 기자는 어떠한 잘못을 저지른 혐의는 받지 않았으며 페레스-루고네스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 고소장에도 그가 나타슨에게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8일 체포 당시 페레스-루고네스가 나타슨 기자와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었다고 FBI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기밀 정보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페레스-루고네스가 업무용 시스템에서 허가 없이 기밀 정보를 검색했으며 여기에는 법원 문서에서 ‘국가 1’로 지칭된 국가에 대한 기밀 정보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연방 당국은 9일 해군 참전 용사인 페레즈-루고네스를 국가 방위 정보를 불법적으로 보유한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이날 첫 번째 법정 출두를 했으며 현재 메릴랜드 연방 구금 시설에 수감되어 있다. 그는 15일 다시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미국에는 언론인이 기밀 정보를 입수하거나 공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없다.

2019년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기밀 정보 유출 혐의로 간첩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을 때 언론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 전문가들은 그의 사건이 언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어산지와 정부는 2024년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형량 협상을 체결해 이 문제는 법정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FBI 요원들이 정부의 민감한 정보를 유출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기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강압적인 행위라고 WP는 밝혔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SNS에서 유출된 정보가 군대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올렸다.

파텔 국장은 “FBI와 협력 기관들은 WP의 한 직원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해당 직원은 정부 계약업체로부터 민감한 기밀 군사 정보를 입수해 보도해 우리 군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올렸다.

수정헌법 제1조 옹호 단체들은 FBI의 기자 자택 수색이 언론의 자유를 훼손한다며 이를 규탄했다.

‘나이트 수정헌법 제1조 연구소’의 제이밀 자퍼 소장은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는 모든 수색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보도를 저해하고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디 장관은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지침을 약화시켰지만 정부가 소환장, 법원 명령, 수색 영장을 이용해 언론인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권한에는 헌법적 제한을 포함한 중요한 법적 제약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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