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유세진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 발생에 대해 이란이 폭력적으로 대응할 경우 미국이 시위대 ‘구출’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내정간섭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새벽(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이란이 평화로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폭력을 행사할 경우 미국이 그들을 구할 것이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고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미국이 지난 6월 이스라엘의 12일 간 이란과의 전쟁 중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폭격한 지 6개월여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는 것으로 밝혀지면 미국이 새로운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시위는 리알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촉발됐다. 수도 테헤란의 상업 지구에서 시작된 시위는 다른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2022년 9월 쿠르드계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착용 문제로 경찰에 구금됐다가 숨진 뒤 촉발된 전국적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란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강력히 반발했다. 관영 IRNA통신 등 이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중동 지역 미군이 이란의 정당한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정치권의 발언을 일제히 타전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 관리들의 발언을 통해 배후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명확해졌다”며 “우리는 시위하는 상인들의 입장과 파괴적 행위자들의 행동을 구분한다”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는 이번 내부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지역 전체의 불안정과 미국의 이익 파괴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가 모험주의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자국 병사들의 안전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국방위원회 고문인 알리 샴카니도 엑스에서 “이란인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구조 기록을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구실이든 이란의 안보에 접근하려는 개입의 손길은 후회를 유발하는 대응으로 잘려 나갈 것”이라며 “이란의 국가안보는 ‘레드라인’이지 모험주의적 트윗의 소재가 아니다”라고 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엑스에 “우리는 결코 시위대를 외국 용병과 동일시하지 않는다”며 “악마(트럼프)가 울부짖는 이유는 외국 첩보기관의 무장 요원들이 국민과 상공인의 정당한 시위를 폭력적인 무장 시가전으로 변질시키려다가 이란 국민의 역사적 통찰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무례한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식 자백으로 지역 내 모든 미군 기지와 군대가 모험주의에 대응하는 정당한 목표물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이란인들은 단결해 어떠한 외세의 적대 행위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엑스(X)에 평화 시위와 별도로 폭력적 폭동(violent riots)이 목격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주방위군 배치를 고려하면 누구보다 공공 재산에 대한 범죄적 공격이 용납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외교를 두려워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무모하고 위험하다”며 “위대한 이란 국민은 내부 문제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강력히 거부할 것이다. 우리 강력한 군대는 이란 주권 침해 시 정확히 어디를 조준할지 알고 대기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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