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일본의 한 매체가 미국에서 육체노동자의 임금이 급등하는 이른바 ‘블루칼라 억만장자’ 현상을 조명하며, 배관공으로 직업을 바꾼 뒤 연봉이 세 배 가까이 오른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25일 일본 아사히TV는 심각한 인력난으로 인해 일본에서도 요양·간병·건설 현장 등 육체노동 직종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미국 언론에서 회자되는 ‘블루칼라 억만장자’라는 신조어를 함께 전했다.
매체는 미국에서 기업 회계 담당자로 일하다 배관공으로 전직한 마이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명문 UC버클리대를 졸업한 그는 경리로 근무하던 당시 상사와의 잦은 마찰을 빚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배관공이라는 직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한다. 마이씨는 “태어나서 나사를 만져본 적도 없었다”며 “초심자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트레이닝 센터에 등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을 시작한 초기 3개월 동안은 매일 발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임금 격차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경리로 일할 당시 그의 시급은 4000엔(약 3만7000원)이었지만, 배관공으로 전직한 뒤에는 시급이 1만2000엔(약 11만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또한 근무 시간도 크게 줄었다. 이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했지만, 현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만 일한다. 그는 퇴근 후에는 아내와 산책을 하거나 친구들과 식사를 즐긴다고 전했다.
마이씨는 “머리를 사용해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생각해줄 수는 있어도, 사람 대신 일해주지는 않는다. 육체노동의 시대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매체는 현재 일본에서 의료·요양·운수·건설 등 사회 인프라를 떠받치는 직종의 평균 연간 소득이 약 436만엔으로, 그 외 직종 평균인 541만엔보다 100만 엔 이상 낮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해당 분야에서는 심각한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40년에는 생활 필수 서비스 분야의 노동력 부족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전망치인 750조엔에서 약 76조엔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매체는 AI 발전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육체노동자의 임금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가시무라 유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몇 년 안에 일본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화이트칼라 노동자의 임금은 정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AI의 지능은 이미 IQ 140을 넘는 수준으로 보통 사람보다 똑똑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나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은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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