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이 내년부터 디지털 위안화(e-CNY)를 사실상 예금성 화폐로 전환하고 지갑 잔액에 이자를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29일 거형망과 동망, 홍콩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디지털 위안화 관리 서비스 체계 및 관련 금융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기 위한 행동방안’을 마련하고 2026년 1월1일부터 차세대 디지털 위안화의 계량 체계와 관리·운영 메커니즘, 생태계 전반을 공식 가동할 예정이다.
인민은행 루레이(陸磊) 부행장은 인민은행 기관지 금융시보(金融時報) 기고문에서 이번 행동방안이 디지털 위안화를 기존의 ‘디지털 현금’ 단계에서 ‘디지털 예금 화폐(Digital Deposit Money)’ 단계로 전환하는 제도적 기반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루레이 부행장은 앞으로 디지털 위안화가 중앙은행이 기술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감독·규제를 담당하되, 법적·회계적으로는 상업은행의 부채 성격을 갖는 계좌 기반 디지털 화폐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분산원장기술(DLT)의 특성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 발행·유통되는 현대적 디지털 결제 및 유통 수단으로서
화폐의 가치 척도, 가치 저장 수단, 국경 간 결제 기능을 모두 수행하게 된다.
행동방안을 보면 은행 산하 디지털 위안화 운영기관이 보유·운영하는 디지털 위안화 잔액은 지급준비금 제도의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 기관이 개설한 디지털 위안화 지갑(계좌) 잔액은 모두 지급준비금 산정의 기초에 반영되며 디지털 위안화 운영에 참여하는 비은행 결제기관에는 100% 준비금(보증금) 적립이 의무화된다.
또한 디지털 위안화 지갑 잔액은 유동성 특성에 따라 기존 통화 지표(M1·M2 등)에 각각 포함돼 기존 통화 통계 체계와도 연계 관리된다.
루레이 부행장은 이러한 제도 설계가 ‘중앙은행–상업은행’ 이중 구조(雙層架構)를 전제로 상업은행 지갑에 보관된 디지털 위안화가 계좌 기반의 은행 부채임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디지털 위안화가 현금형 1.0 단계에서 예금 화폐형 2.0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디지털 위안화의 연구·시범 사업이 기존 은행 계좌를 지급의 기본 단위로 활용해 온 성숙한 금융 관리 체계를 토대로 추진돼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민은행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 누적 거래 건수는 34억8000만건, 누적 거래 금액은 16조7000억 위안(약 3425조5000억원)에 달했다.
디지털 위안화 앱을 통해 개설된 개인 지갑 수는 2억3000만개, 법인·기관용 지갑은 1884만 개로 집계됐다.
또한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플랫폼인 m브리지(mBridge)를 통한 국경 간 결제는 누적 4047건, 거래 금액은 약 3872억 위안에 이르렀으며 이중 디지털 위안화 거래 비중은 약 95.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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