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재팬 회장’ 김영민 “日 음악계, 글로벌 성장 원한다면 방시혁 의장·하이브 주목하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김영민(55) 하이브 재팬(HYBE JAPAN) 회장이 취임 이후 일본 언론과 첫 인터뷰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글로벌 성공을 자신했다. 김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보아(BoA)·동방신기 등의 일본 진출에 크게 기여한 일본 통이다. SM에서 대표직까지 맡은 그가 작년에 하이브에 재팬 회장으로 영입돼 큰 화제가 됐다.

김 하이브 재팬 회장은 28일 온라인에 공개된 일본 유력지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방 의장과의 인연, 하이브에 합류하게 된 계기, 현재 하이브 재팬의 전략 그리고 K-팝의 성공에 비춰 본 일본 음악 시장의 성장 방향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방탄소년단의 아버지’ 방시혁 없으면 “K팝 글로벌 성공 없었다”…김영민 하이브 회장에게 묻다’와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추진…K-팝·J-팝 분류는 지엽적 이야기…김영민 하이브 회장에게 묻다”‘라는 제목의 두 편의 기사를 통해 김 회장과 인터뷰를 상세하게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회장에 대해 ’21세기 초부터 일본에서 K-팝 인기의 교두보를 마련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SM에 입사한 김 회장은 보아, 동방신기 일본 진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보아와 동방신기는 K-팝의 일본 진출 기반을 닦은 아티스트들이다. 부친의 일로 인해 5세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일본에서 살아 일본어에 능통한 김 회장의 언어 능력 등이 도움이 됐다. 그는 성과를 인정 받아 2005년 SM 대표이사에 취임해 총괄 사장, 이사회 의장 등 오랜 기간 SM의 주요 관계사들의 수장을 맡아왔다.

그런 김 회장은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을 발굴한 방 의장을 필두로 한 하이브의 우위성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향후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며 SM을 그만 두려고 결정했을 때, 이 소식이 방 의장에게도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김 회장에게 일본에서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김 회장은 고민을 했으나 일본에서 출발한 음악 관련 비즈니스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봤다. 이로 인해 ‘하이브라는 큰 항공모함에 올라 이를 진행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이브 합류 계기를 부연했다.

김 회장과 방 의장의 첫 만남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회장이 SM 대표로 재직 당시 두 사람은 첫 대면했다. 김 회장은 근면함·천재성 양립은 어려운 일이지만 방 의장을 만난 뒤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느꼈다고 당시 방 의장에 대한 인상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크리에이티브를 토대로 하면서 전문적인 정보나 데이터를를 근거로 경영을 하고 있다. 두 가지의 양립이 방 의장을 비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톺아봤다.
김 회장은 아울러 하이브가 K-팝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한 것은 SM 등과 같은 기존의 사례와 같은 지역적 타깃을 노린 것이 아닌, 다음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모델을 확립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한국 아티스트들이 보통 첫 해외진출 기점으로 일본에 도전했다면, 방 의장은 ‘소셜 미디어(SNS)의 적극적 활용과 팬덤 비즈니스 전개’ 그리고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한 세계진출’이라는 점에서 다른 전략을 보였다고 특기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하이브 재팬이 하이브의 글로벌 전략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 인터뷰가 2년 전이라면 하이브 재팬은 인기 정상급 K-팝 아티스트들을 다수 보유한 하이브의 일본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라고 답했겠지만, 현재는 하이브 재팬의 산하 레이블(YX레이블)의 ‘앤팀(&TEAM)’과 같은 그룹이 놀라운 결과를 내고 있으며, 일본에서 독자적인 콘텐츠를 낼 수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앤팀에 대해 2022년 데뷔 이후 올 4월 일본에서 발매한 세 번째 싱글 ‘고 인 블라인드(Go in Blind)’가 판매량 100만장을 기록했고, 아시아 10개 도시에서 개최한 투어에서 1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10월에 발매한 한국 데뷔 앨범인 미니 1집 ‘백 투 라이프’가 첫 날에만 100만장이 팔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또한 앤팀의 성공에 대해 “K-팝을 넘어 일본 현지 시장을 기반으로 한 아티스트를 탄생시키는 ‘하이브 2.0’전략에 기인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이브가 K-팝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문화와 특성에 맞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사업을 전개하며 성공시켜나가는 ‘멀티 홈 멀티 장르’의 일환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하이브 재팬 회장으로서 최종 목표에 대해 “일본 현지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일본 시장에서의 K-팝 성장세, J-팝 장르에서의 존재감을 높여나가며, 하이브가 일본 음악시장에서도 리딩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구체적으로는 밝힐 수 없지만, 하이브에 속하지 않은 아티스트로부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서포트 요청을 받았다며 “하이브 외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나 라이선스 사업을 함께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재팬은 글로벌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에 입점해있는 일본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본 톱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MGA), 일본 톱 걸그룹 ‘AKB48’, 일본 국민 그룹 ‘스마프(SMAP·스맙)’ 출신 가수 겸 배우 가토리 싱고(香取慎吾·카토리 싱고) 등이 위버스에서 글로벌 팬들과 소통 중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K-팝에 반해 과거와 같지 않은 일본 음악 시장의 위상에 대해서도 견해를 전했다.

그는 “울타리가 없어진 현대에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서 팬덤 비즈니스를 전개해, 아티스트의 라이프 사이클을 장기화해 가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K-팝이나 J-팝이라고 하는 분류는 지엽적인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음악 장르의 다채로움이 향후 하이브 재팬의 ‘멀티 장르’ 전략에 주효할 것임을 강조했다.

또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의 성공 예로 하이브가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협업해 발굴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를 꼽았다. 캣츠아이는 내년 2월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뉴 아티스트'(최우수 신인상)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2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 회장은 “최근 여성그룹이 그래미 신인상에 노미네이트 된 예가 없다. 미국에서 캣츠아이를 억지로 K-팝 아티스트로 구분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캣츠아이가 K-팝의 틀을 넘었다는 점을 짚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글로벌 음악시장 진출에 있어 하이브가 가진 이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회사가 방 의장을 중심으로 매우 민첩한 의사결정과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는 조직임을 강조하며 “향후 성장해 가는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세계에 진출할지, 어떻게 하면 성장할지를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하이브의 움직임에 주목해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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