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오채연 인턴기자 = 브라질 국민 슬리퍼 브랜드가 최근 공개한 광고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며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브라질 대표 슬리퍼 브랜드 하바이아나스(Havaianas)는 이번 주 공개한 광고 캠페인으로 인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바이아나스는 브라질인이 가장 사랑하는 슬리퍼 브랜드로, 정치적 분열이 심화된 상황에서도 국민 모두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주 브라질 인기 배우 페르난다 토헤스와 함께한 신년 광고 캠페인으로 인해 논란이 됐다. 광고에서 토헤스는 행운을 의미하는 관용구를 비튼 표현인 “새해에는 오른발이 아닌, 두 발로 힘차게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토헤스는 브라질의 군사 독재를 다룬 영화에 출연해 진보 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진다.
이에 브라질 보수 진영의 반발이 즉각적으로 터져 나왔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를 포함한 우파 인사들은 이 광고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는 소셜미디어(SNS) 영상에서 하바이아나스 슬리퍼를 쓰레기통에 버리며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일부 보수 지지자들은 경쟁 브랜드로 갈아타거나 크록스를 신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바이아나스 측은 광고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토헤스 측 역시 언급을 피했다. 다만 토헤스는 과거 공개 석상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이번 논란은 올해 더욱 격화된 브라질의 정치적 분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은 이후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며 좌우 진영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하바이아나스는 1962년 일본의 전통 샌들 ‘조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하바이아나스 슬리퍼는 저렴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브라질인의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매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약 2억5000만 켤레가 판매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슬리퍼 자체를 ‘하바이아나스’라고 부를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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