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반려토끼 변기 물 내려 죽였다…英남성 체포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오채연 인턴기자 = 여자친구가 키우는 반려토끼를 변기 물을 내려 죽인 영국인 남성이 해외 도주 끝에 체포됐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니컬러스 캐시(26)는 여자친구를 9개월간 학대하고, 여자친구의 반려토끼를 죽인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후 3년간의 도피 끝에 태국에서 검거돼 영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캐시는 2020년 당시 연인이던 올리비아 크로프트를 상대로 9개월 동안 지속적인 학대를 가했다. 학대에는 여자친구의 반려동물을 죽인 행위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2022년 10월에 열린 재판에 건강이 좋지 않다며 출석하지 않았으며, 새 연인과 함께 태국으로 도주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3년 2월 진행된 궐석재판에서 그는 통제 및 강압적 행동, 상해를 동반한 폭행, 재물손괴, 유독 물질 투여 혐의 등으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그는 당시 17세였던 크로프트의 얼굴을 깨진 유리 조각으로 베고, 집에 가둔 채 BB탄 총으로 반복적으로 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또 다량의 알약을 강제로 삼키게 했으며, 이후 구급차를 불러 그녀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허위 신고했다. 또 진실을 밝히면 그녀와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캐시가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피해자를 점점 더 취약하고 고립된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화장을 금지하고 그녀의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감시했으며, 직장에 찾아가 공개적으로 모욕해 피해자가 두 차례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집 안에 가두기 위해 문손잡이를 제거하거나 CCTV를 설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체포 당시 캐시는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앞서 2021년에도 다른 피해자에 대한 범죄로 징역 19개월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다. 판사는 캐시가 영국으로 송환되면 집행유예 위반과 재판 불출석에 대해서도 추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싯 경찰은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 외무부, 태국 왕립경찰과 협력해 수년 간 캐시의 행방을 추적한 끝에 체포에 성공했다.

피해자 크로프트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까 봐 그에게서 떠나지 못했지만, 그가 반려토끼를 변기에 내려 죽인 일이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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