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AI로 판독했더니…루닛 “병리의사와 83% 일치”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진행성 담도암 환자 대상 HER2(인간 표피성장인자 수용체 2형) 진단 연구 결과가 미국캐나다 병리학회(USCAP) 공식 학술지 ‘래버러토리 인베스티게이션'(Laboratory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고 23일 밝혔다.

담도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희귀암으로, 최근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 지헤라(자니다타맙) 등 HER2 표적치료제의 임상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치료 대상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HER2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HER2 면역조직화학(IHC) 검사는 병리의사의 판독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보다 일관된 평가 체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루닛과 분당차병원, 일산차병원 연구진이 공동 진행한 것으로, 진행성 담도암 환자의 HER2 IHC 평가에서 병리의사 간 판독 차이를 정량화하고, AI 모델이 병리의사 합의 결과와 어느 수준으로 일치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차병원에서 전신 항암치료를 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 291명의 HER2 IHC 염색 슬라이드 309개를 분석했다. 3명의 병리의사가 광학현미경과 디지털 병리 방식으로 각각 독립적으로 판독했으며, 이를 루닛 스코프 HER2의 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병리의사 3명이 동일한 판독 결과를 내놓은 비율은 광학현미경 62.1%, 디지털 병리 63.4%로 판독자 간 편차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반면, 루닛 스코프는 병리의사들의 합의 결과와 83.5% 일치하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일치도를 보였다. 또 광학현미경보다 디지털 병리 방식에서 AI-병리의사 간 일치도가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AI 기반 디지털 병리 시스템이 희귀암인 담도암 환자에 대한 HER2 평가의 재현성과 일관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수치로 정량화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향후 HER2 표적치료 대상 환자 선별을 보다 정밀하게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닛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HER2 저발현 등 더욱 세분화된 영역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추가적인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디지털 병리 기반 AI 솔루션의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HER2 진단은 특성상 병리의사 간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번 연구는 AI가 이런 편차를 줄이고 객관성과 재현성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루닛은 담도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HER2 진단의 표준화를 이끌며 환자 치료 기회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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