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는 미덕, 이혼녀는 결함”…중국의 잔혹한 여성 규율

[서울=뉴시스]한민아 인턴 기자 = 고대 중국에서 ‘이혼한 여성보다 과부가 낫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여성에게 가혹한 도덕 규범이 적용됐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고대 중국에 널리 퍼져 있던 속담 ‘녕취과부 불취생처(寧娶寡婦 不娶生妻)’를 집중 조명했다.

속담은 ‘차라리 과부를 맞아들일지언정,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는 아내로 삼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혼한 여성에게는 낙인을, 과부에게는 미덕을 부여한 사회 구조를 반영한다.

여기서 ‘생처(sheng qi)’는 살아 있지만 남편에게 버려진 아내를 뜻하며, 공동체는 이를 여성이 어떤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당시 중국 사회에서 여성은 ‘삼종지도’와 ‘사덕’이라는 유교적 규범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은 결혼 전에는 아버지, 결혼 후에는 남편, 남편 사후에는 아들에게 복종해야 했으며 도덕성·언행·용모·가사 능력까지 엄격한 기준에 맞춰 평가받았다.

이혼은 부부 합의가 아닌 남편의 일방적 선언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남편은 아내가 ‘칠거지악’이라 불리는 일곱 가지 사유인 시부모 불효, 아들을 낳지 못함, 음란함, 질투, 수다스러움, 중병, 절도 등에 해당할 때만 아내를 내쫓을 수 있었으며 성격 차이처럼 현대에서 흔한 이혼 사유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혼한 여성은 사회적으로 결격이 있는 여성으로 취급돼 낙인이 찍혔던 반면, 남편 사후에도 정절을 지키며 자녀를 양육한 과부는 오히려 충성심과 덕행의 상징으로 칭송받았다.

이 같은 관념은 여성의 도덕성을 결혼 여부로 판단하는 왜곡된 기준을 사회 전반에 고착시켰다. 매체는 이러한 관습의 근저에는 구조적 성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다며, 여성의 경제적 독립 확대와 이혼 결정권 강화로 이러한 낙인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2025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지난해 106위에서 올해 103위로 소폭 상승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출생 시 성비와 정치적 동등성 개선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l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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