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국방장관, 대면 회담…남중국해·대만 놓고 신경전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31일 처음 대면해 군사 문제를 논의했다. 미중 국방장관은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과 둥 부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12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만나 별도로 회담했다.

이번 회담은 전날 한국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미중 정상회담 직후 이뤄졌으며 양국 간 국방장관이 직접 만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처음이다.

회담에서는 ▲대만 해협 문제 ▲남중국해 정세 ▲양국 간 군사적 의사소통 채널 유지 등을 놓고 의견이 오갔다.

전날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가 공개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날 고위급 군사 회담에서는 대만 관련 발언이 직접적으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둥 부장과의 대화는 건설적이고 유익했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힘의 균형 유지를 강조했으며, 남중국해와 대만 주변, 그리고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를 향한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충돌을 추구하지 않지만, 미국의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고 해당 지역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겠다”며 “중국 인민해방군과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둥 부장은 회담에서 “중국은 평화적 발전을 고수하면서도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중국은 권리 침해나 도발 행위에 대응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대만 독립에 분명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을 억제하지 않고 충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행동으로 입증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둥 부장은 “양국 국방부는 정상 간 합의를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행하고, 고위급 전략적 소통을 통해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며, “정책 차원의 소통 강화와 함께 일선 장병 간 건전한 상호작용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군사학교, 학계, 전략계가 양국 군대의 건설적 교류 방안을 공동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평등과 존중, 평화적 공존의 원칙에 기반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양국 군사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양측 모두 “전반적으로 우호적이고 실용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2024년 5월 둥 부장이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대만 문제 관련 미국의 발언에 대해 ‘심각한 잘못된 신호’라고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길베르토 테어도로 필리핀 국방장관과도 별도 회담을 가졌으며, “남중국해에서의 억지력 복원과 동맹 강화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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