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패권 탈환’ 염경엽 LG 감독 “왕조에 도전하겠다”[KS]

[서울 대전=뉴시스]문채현 신유림 기자 =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낸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동시에 왕조 구축을 꿈꿨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KS 왕좌에 올랐다.

안방인 잠실에서 벌어진 1, 2차전을 내리 잡아낸 LG는 원정인 대전에서 3차전을 내줬으나 4차전에 이어 5차전도 승리로 장식하면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KS에 직행한 LG는 29년 만의 우승을 달성했던 2023년 이후 2년 만에 패권을 탈환했다. 아울러 구단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도 힘껏 들어 올렸다.

통합 우승을 확정한 후 취재진을 만난 염경엽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단이 모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소통하며 빈 곳을 메웠다. 누구 한 사람이 특별히 잘해서 1등을 차지한 게 아니라 한 팀으로서 우승을 거둬 더 뜻깊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2022년 11월 LG 지휘봉을 잡은 염 감독은 부임 첫 시즌 LG의 우승 숙원을 풀었고, 2년 만에 또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그는 “3년 동안 2차례 우승 시켜준 프런트 코치, 선수들에게 고맙다. 애정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구광모 회장님께도 감독으로서 팀 수장으로서 보은한 것 같아서 기쁘다”며 “한 시즌 동안 원정과 홈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선수단이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열렬한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이어 그는 “즐기는 건 딱 일주일 동안만이다. 2023년에도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다음 시즌인 2024년에 3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우승 다음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코치, 프런트와 소통해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에 이어 KS에서도 정상을 차지했지만, 그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그는 “홍창기와 오스틴 딘이 함께 빠졌던 한 달이 감독으로서 대비하기 힘들었다. 오지환도 당시 좋지 않아 운영하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당시 타선에서 신민재와 문보경, 김현수 등이 잘 받쳐줬다. 선수들이 모두 똘똘 뭉쳐 공백을 메워줬고, 구본혁도 백업과 주전을 넘나들며 자기 역할 해주면서 홍창기의 빈 곳 채워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또 불펜진이 계획대로 안 만들어지고, 부상 등 공백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그 안에서 잘 버텨준 덕분에 마지막에 힘을 냈다. 그들의 활약이 1위의 원동력”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올 시즌 그는 LG 야구에 ‘뛰는 야구’의 색을 새롭게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염 감독은 “2년 동안 뛰는 야구를 한다는 의식을 심어줬고, 타격이 잘 맞지 않을 땐 움직이지 않았다. 타격에서 선수 공백이 있었을 당시, 투고타저였음에도 장타율, 출루율도 좋았고, 더는 부상 선수 이탈 나와선 안 된다는 생각에 뛰는 걸 즐겼다”며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타선이 안 터지면 조금 움직일 것이고, 선수들에게 강조한 섬세하고 까다로운 플레이를 주문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염 감독은 KS 4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든 후 우승을 자신했다.

그는 “3승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날) 3승을 올려서 오늘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왔다. 경기 초반 잔루가 많았지만 3승을 했기에 그 흐름이 이어져서 상대가 따라오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와의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염 감독은 “6회를 마치고 톨허스트가 지쳤다고 바꿔 달라고 했는데 모자를 벗고 무릎 꿇었다. ‘더 이상 안 쓰겠다, 1이닝만 더 가자고 했다. 불펜보다 구위가 좋으니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고 무릎 꿇자 웃으면서 흔쾌히 응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힘들다고 이야기했지만 보유하고 있는 필승조들, 함덕주나 김진성이나 송승기보다는 톨허스트가 막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투구 수가 90개를 넘었으면 고민했을 것이다. 사실은 90개 넘었어도 무릎을 꿇어볼까 생각했다”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염 감독은 이제 왕조 구축에 도전한다.

염 감독은 “박해민과 김현수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팀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이재원, 김영우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신인 투수들의 합류로 신구 조화를 이뤄갈 것”이라며 “부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이정용, 함덕주, 장현식이 한 단계 성장한다면 내년에도 이 자리(KS)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김윤식은 복귀 후 선발과 불펜을 병행하며 팀 운영의 안정감을 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연속 우승은 쉽지 않겠지만,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이 함께 준비해 왕조 도전에 나서겠다”며 “우승 이후의 준비를 더 철저히 해서 내년에도 다시 이 무대에 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계약을 앞둔 그는 “구단이 재계약에 대한 확답은 줬지만 금액은 이야기한 적이 없다. 구단에서 잘 챙겨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 spicy@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