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과 모든 구호품의 반입과 이송을 봉쇄한 뒤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적 참상이 극한에 이르자 유엔이 봉쇄 해제를 적극 요구하면서 남아있는 식량이라도 굶주린 주민들에게 먹이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AP, 신화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엔 구호기구인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은 지난 8일 부터 이스라엘에게 구호품 봉쇄를 풀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고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있어 위험하다는 사실도 밝혔다.
OCHA는 “3월 2일 이후로 가자지구에서는 모든 국경 관문이 봉쇄되고 어떤 구호품도 외부의 상품도 반입이 허용되지 않아서 2023년 10월 개전 이래 가장 장기간 봉쇄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가자지구 안에는 이미 식량과 생필품이 거의 고갈되었기 때문에 역내 구호 협력기관과 봉사자들도 “주민들이 영양 실조와 기아 상태 등 최악의 위기에 놓여있다”고 보고해 왔다고 OCHA는 강조했다.
OCHA는 지난 14일에도 110만 명이 2~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유엔의 식량 6만3000 톤이 국경 밖에서 원조 봉쇄가 해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구호단체들은 가자지구 전체의 기아 상태와 영양 실조에 대한 전면 조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그 마저도 물자 공급의 부족과 이스라엘군의 이동 봉쇄로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OCHA는 3월에 실시한 조사 결과 가자지구의 영양실조 어린이들의 수는 5만 명이었으며, 이는 전 달에 비해서 (조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3분의 1 이상 줄어든 숫자였다고 밝혔다.

3월의 식량 배급도 2월에 비해서 거의 절반에 그쳤다.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대용식 등의 비축량이 가자 북부 지역에 남아 있지만 이동 봉쇄로 접근이 어려운데다가 끊임 없는 전투와 폭격,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으로 인해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호 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이 최근에도 가자지구의 5개 지역에 피난 명령을 내렸고, 칸 유니스와 북부 라파 시에도 마와시 지역과 가자시티 서부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또 내렸다고 전했다.
“어느 곳의 대피소든 모두 몰려든 피난민의 수가 과도해서 위생상태나 등 환경이 최악의 상태이며 식수 공급도 부족하다. 벼룩과 해충 등도 들끓어 피난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OCHA는 밝혔다.
OCHA 는 거듭된 피난 명령으로 민간인들이 폭격과 지상전에 노출되고 생존에 필수적인 구호를 받을 기회도 박탈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을 향해서 국경 봉쇄를 즉시 해제하고 긴급한 구호품과 의약품을 하루 빨리 가자 지구에 반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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