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야욕’ 때문에 평화 회담이 결렬됐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하고 이란을 하루 만에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도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겠다고 받아치면서 미국과 이란간 2주간 휴전은 지난 8일 이후 닷새 만에 위기에 놓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핵을 제외하면 합의된 지점이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 것 보다 낫다고 언급했고 이란 정부도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협상은 위태롭지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회담은 잘 진행됐고 대부분의 지점에 합의했지만 정말 중요한 단 하나의 지점인 ‘핵’은 합의되지 않았다”며 “즉시 효력이 발생하도록 미국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거나 떠나려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군에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국제 수역의 모든 선박을 수색하고 차단하라고 지시했다”며 “불법 통행료를 지불하는 그 누구도 공해상에서 안전한 통항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인들이 해협에 매설한 기뢰들을 파괴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나 평화로운 선박에 총을 쏘는 이란인은 누구든 지옥으로 날려버릴(BLOWN TO HELL)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나는 하루 만에 이란을 제거할 수 있다”면서 이란의 교량과 발전시설은 물론 수자원까지 공격할 수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신이자 최고인 고도로 정교한 수중 기뢰제거기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소해함들도 들여오고 있다”며 “영국과 일부 다른 나라들이 소해함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과거 베네수엘라 봉쇄 보다 더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우호적인 사람들에게는 석유를 팔아 돈을 벌게 하고 비우호적인 사람들에게는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부가 아니면 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여러 면에서 합의된 지점들은 우리가 군사 작전을 끝까지 계속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밝혔다. 이란과 협상 분위기가 우호적이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문명 전체 사라질 것’이라는 언급에 대해 “그 발언이 그들을 협상 테이블로 오게 했고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면서 “그들이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이라고 예측한다. 나는 모든 것을 원한다. 그들에게는 카드가 없다”고 옹호했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양보를 강요해온 협상 기술이 이란에게도 통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면 봉쇄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란의 양보를 얻기 위한 엄포용일 수도 있다. 실제 전면 봉쇄와 기뢰 제거를 위해서는 미군 증파와 피해가 불가피하다.
강경파를 대변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해군 성명에서 “어떤 명칭이든 핑계로든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려는 군함에 대해서는 이를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매우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앞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상황을 촬영한 무인기(드론) 감시 영상에 따르면 모든 통항과 비통항은 군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면서 “어떠한 잘못된 움직임도 적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치명적인 소용돌이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도 파테메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 명의 방송 연설에서 “군은 완전한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은 군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거리로 모여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정권 교체 계획은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치 체제의 변화로 바뀌었다”며 “이란이 전략적 수로의 지배 세력(governing power)로 부상했다”고 했다.
다만 모하제라니 대변인은 “외교적 관여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가의 외교기구들이 국가 이익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란의 휴전 조건인 ‘저항의 축’ 공격 중단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저항의 축의 일원인 친(親)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예키엘 레이터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미국과 이란간 평화 회담이 결렬된 이후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스라엘에게 전쟁은 이란과 그 대리 세력간 완전한 단절이 이뤄질 때까지 끝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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