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따로 판매중입니다”…도넛·커피 사고, 물 한잔 달랬더니 ‘거절’

[서울=뉴시스]박윤서 인턴 기자 =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와 음식을 주문한 뒤 약을 먹기 위해 물 한 잔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사연이 전해지며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 특유의 인심이 사라졌다는 비판과 매장의 규정 준수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맞물리며 서비스 제공 범위를 둘러싼 시각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 나온 사례에 따르면, 50대 주부 A씨는 한 프랜차이즈 도넛 매장을 방문해 도넛과 커피를 구매해 식사를 마쳤다. 이후 A씨는 약을 복용하기 위해 직원에게 물 한 잔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직원은 “물은 따로 판매 중인 상품이라 제공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가 “쓰던 커피 컵에 조금만 담아줄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매장 측은 2000원에 판매하는 생수를 구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A씨는 물을 마시지 못한 채 매장을 나서야 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약 하나 먹으려던 것인데 물 한 잔이 그렇게 어려웠나 싶다”며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지만 이건 조금 심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논란은 비단 식수 제공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일부 카페에서는 ‘주문 없이 화장실만 이용’이라는 항목을 아예 유료 메뉴로 등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거 영수증에 비밀번호를 기재하거나 열쇠를 제공하는 방식을 넘어, 화장실 이용 자체를 수익 모델이나 비용 청구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유료화를 지지하는 측은 무분별한 무상 서비스 이용이 업주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 자영업자는 “급하다는 사정을 봐줘서 화장실 이용을 허락했더니 대변기가 막혀 수리비가 추가로 지출된 적이 있다”며 기본적인 편의 제공이 업주의 의무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조차 식수 한 잔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각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을 중시하던 접객 문화가 효율과 규정만을 앞세운 시스템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배려와 상술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fpelr4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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