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축포 막은 현대캐피탈 황승빈 “분노를 코트에 녹여냈다”

[천안=뉴시스]안경남 기자 =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세터 황승빈이 분노를 코트에 녹여낸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에서 세트 점수 3-0(25-23 25-23 31-29)으로 완승했다.

앞서 원정 1, 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3, 4차전을 잡아내며 승부를 마지막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올해 챔피언이 결정되는 5차전은 오는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남자 프로배구 챔프전에서 먼저 2패 한 팀이 3연승으로 역전 우승한 사례는 없다.

황승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 2차전을 치르고 인천에서 돌아오면서 의지를 다졌다. (필립 블랑 감독님이) 천안에서 축포를 터트리게 하지 말자, 우리 집에서 그런 일은 하지 말자고 하셨다. 분노를 코트에 녹여내자고 하셨는데, 그런 마음들이 결과로 이어져 나타나 행복한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에서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된 황승빈은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우승 세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에도 ‘코트의 사령관’으로 팀의 중심축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에는 슬럼프에 빠지며 이준협과 교체되는 횟수가 늘어났다. 챔프 1, 2차전도 황승빈의 경기력을 다소 들쑥날쑥했다.

황승빈은 “솔직히 말하면 정규리그 6라운드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볼 컨트롤을 자신 있게 못 했고, 어떻게 잘했는지 고민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챔프전을 치르면서 너무 간절하지만, 간절하지 말고, 잘 해야 할 것을 하고, 하면 안 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블랑 감독도 “세터를 바꾸려면 명분이 필요한데, 황승빈은 오늘 속공 배분이 적었을 뿐 모든 토스가 좋아서 교체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칭찬했다.

평소 공격을 하지 않는 세터 황승빈은 이날 3세트 중반 오픈 공격을 때렸다.

황승빈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격이 오늘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이를 본 허수봉은 “공을 앞에 두고 체중을 실어서 때린 모습이 아포짓 스파이커 같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자 황승빈은 “동료들이 내가 공격하면 이렇게 놀린다”며 머쓱해했다.

대한항공에서 데뷔한 황승빈은 한선수와 친한 사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선수 형이 상태 코트에 있고, 옛 동료들이 있지만 저에겐 별다른 느낌은 아니다. 코트에 들어가면 이겨야 하는 상대,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자유계약신분(FA) 자격을 획득하는 황승빈은 “FA란 사실을 잊진 않았지만, 지금은 챔프전에 몰두하고 있다.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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