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수주간 대(對)이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유가가 폭등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행이 수주간 막힐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다.
2일(현지 시간)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배럴당 전 거래일보다 11.4% 급등한 111.54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약 4년만의 최고치였다.
또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7.8% 오른 배럴당 109.0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군사적 목표를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급등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휴전과 관련한 언급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이란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자 이에 대한 실망감도 시장에 반영된 듯하다.
옥스포드 애널리티카의 정치 리스크 분석가 자일스 올스턴은 CNBC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송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이제 워싱턴이 사실상 손을 뗀 사안임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며 “이제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송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분석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결 계획을 시사하거나, 확전과 장기적 불확실성을 예고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분명하게 우리는 현재 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에프스타토풀로스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휴전을 요청했다며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희망을 잠시 제기했다가, 다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NBC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양 측은 “전쟁 발발 이후 평화 협상 여부와 진행 상황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반복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이 임박했다고 밝히는 한편, 수천 명의 병력 추가 파병을 통한 확전 가능성도 열어두는 등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을 두고 많은 혼란을 겪는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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