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뒤통수’에 유가 급등…증권가 “당장 종전해도 90달러 밑 어려워”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전쟁 종식 기대감이 꺾이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고유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즉각적인 휴전이 이뤄지더라도 최소 3개월 이상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배럴당 100달러를 밑돌던 국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 발표 이후 6%가량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을 통해 “미국의 군사적 목표를 조만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란의 주요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

전쟁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최근의 유가 상승과 관련해서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반드시 열려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가 급등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국은 그 해협을 통해 거의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고 미래에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며 자국의 에너지 영향력과 공급 능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종전 계획이나 협상 진전 상황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즉각 실망감을 드러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일(현지 시간) 배럴당 98.92달러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6%가량 급등해 106달러 선까지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확실한 휴전 소식이 확인되기 전까지 당분간 고유가 상태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변동성을 축소하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이면 배럴당 100~105달러,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 95~100달러 선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며 신중론을 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협상 진전 양상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시장의 의구심은 지속되어 상하방이 동시에 억눌린 고유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협 봉쇄가 곧장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고유가 상황을 3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장공간 포화로 인한 감산 물량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소요기 때문에 수요 우위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당장 원유가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공급 차질은 피할 수 없다”며 “WTI 기준 유가가 9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유가가 100달러 이상 상승한 시기를 비교해 보면 2008년에는 약 3개월, 2010년에는 약 1년, 2022년에는 약 6개월 유지됐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zmin@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