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강공’에 꺾인 종전론…코스피, 4%대 급락 마감[마감시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강경 발언에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충격을 흡수하며 급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장중 5%, 코스닥 지수가 6% 이상 가파르게 내리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일시효력 정지)가 잇따라 발동되기도 했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5478.70)보다 244.65포인트(4.47%) 내린 5234.05에 마감했다.

전날 8%대 급등한 지수는 이날도 간밤 뉴욕증시에 퍼진 종전 기대감의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다.

지수는 1.33% 오른 5551.69에 개장해 장중 5570선을 넘어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하락 전환한 후 5170선까지 후퇴했다.

오후 들어서도 매도세가 강하게 유지되면서 이날 오후 2시46분께에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연설을 통해 미국 정부가 미군 철수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에 대한 유화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만큼, 실망 매물 출회와 함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2~3주 동안 대대적으로 타격해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 놓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필수 인프라와 발전소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핵과 관련해 “정보 자산을 집중 투입해 이란 핵시설을 감시하고 있으며, 핵 개발 재개 조짐이 보이는 즉시 타격하겠다”는 강도 높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란에겐 협상 카드가 없고 미국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종전 기대와 달리 시장은 대이란 강경 기조와 전쟁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인식했다”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유가는 재차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련 강경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한층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되며 증시는 낙폭을 확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4518억원, 1406억원을 순매도 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홀로 1조2099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하방을 받쳤다.

종전 기대감이 후퇴하며 반도체(-6.32%), 증권(-6.18%), 제약(-4.88%), 자동차(-4.02%) 등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역시 대부분 하락 마감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91%, 7.05% 급락하며 두드러진 낙폭을 기록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양사 주가는 이날 장초 1~2%대 상승세를 보였지만 전쟁 장기화에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하락 전환했다.

이밖에 현대차(-4.61%), SK스퀘어(-6.29%), 두산에너빌리티(-6.02%), 기아(-3.0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16.18)보다 59.84포인트(5.36%) 하락한 1056.3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장중 6% 이상 가파르게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코스닥 시장에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에코프로(-4.49%), 에코프로비엠(-2.52%), 알테오젠(-2.22%), 레인보우로보틱스(-3.21%), 에이비엘바이오(-11.22%), 코오롱티슈진(-7.74%) 등 대다수 종목이 급락했으며, 시총 1위에서 4위로 밀려난 삼천당제약(-18.15%)의 낙폭이 컸다.

한편 종전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던 아시아 증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후 일제히 약세로 전환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8% 내린 채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1.82% 하락해 장을 마쳤다.

전날 1501원대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8.4원 오른 1519.7원에 마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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