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이탈리아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아동 대상 마케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탈리아 경쟁당국(AGCM)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명품그룹 LVMH 산하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와 베네피트를 대상으로 불공정 상업 관행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0세 미만을 포함한 아동·청소년에게 세럼, 마스크, 안티에이징 제품 구매를 유도했다는 점이 핵심 쟁점이다.
당국은 이 같은 마케팅이 미성년자의 과도한 스킨케어 집착을 의미하는 ‘코스메틱오렉시아(cosmeticorexia)’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제품이 미성년자 사용을 전제로 하지 않았음에도 적절한 경고 표시가 없거나 주의사항이 누락된 사례가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젊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또래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교묘한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AGCM과 이탈리아 금융경찰은 세포라 이탈리아, LVMH 퍼퓸·코스메틱 이탈리아, LVMH 이탈리아 사무실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회사 측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LVMH는 CNBC에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당국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계열사는 이탈리아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배경에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된 ‘세포라 키즈’ 트렌드가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어린 이용자들이 매장에서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을 구매하거나 루틴을 공유하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콘텐츠에는 레티놀 등 안티에이징 성분이 포함된 제품도 등장한다.
광고 표시 미흡도 도마에 올랐다. 미국 CBS가 틱톡 내 10대 인플루언서 스킨케어 콘텐츠 240건을 분석한 결과, 광고임을 명시한 게시물은 6%에 그쳤다. 일부 브랜드는 ‘ad’ 대신 ‘파트너’ 표기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노출 효과를 높이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내용 자체의 안전성에도 우려를 제기한다. 노스웨스턴대 연구에 따르면 7~18세 인플루언서 영상 100건 중 자외선 차단제를 포함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반면 인기 영상에는 평균 11개, 최대 21개의 자극 가능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6세 미만의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스냅챗 이용을 제한했고, 영국·프랑스·스페인 등도 유사한 규제를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