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모대출펀드 ‘환매 러시’ 지속…국내 금융시장 긴장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해외 사모대출 시장에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해외 사모대출펀드 규모는 약 17조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주요 기관 투자자와 더불어 개인 투자자의 위험 노출액도 확대된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12개 증권사에서 판매된 해외 사모대출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11조8000억원)에 비해 44%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개인 판매 잔액은 2023년 말 1154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4797억원으로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리포트에서 “기관 위주였던 (사모대출펀드 판매) 통로가 개인 투자자 영역으로 확장되며 리테일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같은 기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해외 현지의 유동성 이벤트가 국내 리테일 시장의 환매 중단이나 심리적 패닉으로 직결될 수 있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형성됐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도 해외 사모대출 시장 성장과 함께 관련 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사모투자(PE, PC 합산) 규모는 전체 운용자산의 7.2%인 105조원으로 집계된다. 대형 공제회 역시 수익률 제고를 위해 사모신용을 주요 자산군으로 편입해 운용해왔다.

보험사들의 경우 자본 건전성 규제에 따라 사모신용투자 비중을 1~3% 이내로 관리하고 있지만, 약 900조원(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합산)에 달하는 기초 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실질적 노출액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달 블루아울 환매 중단 사태를 시작으로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에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사모대출은 사모펀드 등 비은행 금융회사가 기업에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는 모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시중은행들이 대출 장벽을 높이면서 그 대안으로 급성장했다.

공모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자산가층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왔지만, 신용대출 기업의 파산 등 경고 신호가 잇따르면서 위기가 촉발됐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비중이 높은 사모대출펀드 특성상 AI 버블론, AI 파괴론 등 AI발 변동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블랙스톤·블랙록·클리프워터·모건스탠리 등 주요 운용사의 사모대출 펀드에서 발생한 환매 요청 규모는 101억 달러(약 15조원)으로 추산된다.

사모대출 펀드 환매 압력이 지속되면서 주요 운용사들은 환매를 중단하거나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 블루아울에 이어 블랙록·모건스탠리·클리프워터 등은 환매 제한에 나섰으며, 최근 아폴로도 전체 순자산의 약 11.2%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을 받았으나 절반 정도만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zm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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