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금 미국 ‘유턴’…저품질 석유 부활

[앵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급이 가능한 미국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는 사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고육지책으로 저품질 석유까지 다시 꺼내 들고 있습니다.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 미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해외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며 휘청일 때, 미국 지수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되며 선방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이 대비되는 흐름의 배경에는 에너지 자립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대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으로서 에너지가격 상승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기업 실적 또한 견조해 투자 시장의 ‘피난처’로 재부각되고 있습니다.

<팀 하코트 / 시드니 공과대학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국의 경우) 일부 인플레이션 압박이 있기는 하지만, 경제는 상당히, 아주 견고해 보입니다. 저는 코로나19 당시에도 이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반면, 한국 등 에너지 수입국들은 비용 부담 확대와 함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구조에 놓여있습니다.

전쟁 이전엔 유럽과 아시아가 ‘저평가 매력’과 ‘AI 투자 대안처’로 주목받았으나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에너지 수급 능력은 각국 증시의 펀더멘털을 가르는 기준이 된 건 물론, 환경 규제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유가 급등에 따른 민생 타격을 막고자, 2016년부터 금지했던 황 함량이 높은 저품질 석유 사용을 일시 허용했습니다.

필리핀은 또 미국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재개했고, 호주 역시 연료의 황 함량 기준을 한시적으로 낮춰 공급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

<크리스 보언 / 호주 에너지부 장관> “황 함량 규제를 60일간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기간 동안 호주 내에 매달 1억 리터의 추가 연료가 공급될 것입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길어지며, 자금 유출 방어와 자원 확보라는 이중고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생존 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문형민입니다.

[영상편집 김동현]

[그래픽 최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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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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