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긴밀한 북한, 이란 전쟁 이례적으로 거의 침묵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4주차에 접어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대해 북한이 거의 침묵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역사를 감안할 때 이례적이며 전쟁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38 NORTH)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38 노스는 또 북한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길 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9일까지 두 차례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으며, 이는 국내외 매체를 통해 모두 배포됐다.

지난 10일에는 외무성이 보다 낮은 수위의 “대변인 대답” 형식으로 두 번째 반응을 내놓았는데, 이는 대외 매체에만 실려 국내 주민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

이 두 차례 성명 이후 평양은 대체로 침묵하면서 간접적인 언급만 몇 차례 했을 뿐이다.

북한 선전의 특성상 이런 침묵은 발언만큼이나, 때로는 그 이상으로 의미심장할 수 있다.

북한은 반미 수사를 강화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행동 비판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이란에 대한 명시적 지지는 표명하지 않았다.

지난 1일 외무성 성명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이나 지난 1월 미국의 베네수엘라 기습에 대한 반응보다 미국 비판 수위가 더 높았다.

1일 성명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파렴치한 불량 행위를 가장 강한 어조로 규탄한다”며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파괴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지난해 6월과 지난 1월 성명은 상대적으로 완화된 어조인 “강력히 규탄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은 그러나 과거 두 차례 성명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트럼프를 이름을 거명하며 비판하는 것은 자제했다.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지 않으면서도 반미 수사를 강화하는 이런 기조는 최근 폐막한 제9차 당대회 총화 보고와 맥을 같이한다.

김정은은 이 보고에서 향후 5년간 조선노동당의 국내외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보고에서 북한은 미국을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묘사하는 데 여러 단락을 할애하면서도 미국을 향해 조건부 외교적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1월 두 번째 대통령 임기에 취임한 이래 북한은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길 피해왔다.

주목할 점은 이란 전쟁에 대한 북한의 두 차례 반응 중 어느 것도 이란에 대한 명시적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북한이 두 나라를 비판하면서도 이란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것과 유사하다.

지난 10일 외무성 성명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고 정권 교체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국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특히 탄도미사일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란과 계속 거리를 공개적으로 유지하고 있기에 긴밀한 두 나라 관계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다.

북한 매체는 전쟁 발발 직전까지 중동 긴장 고조를 정기적으로 보도했으며, 미국의 이란 재공습 가능성까지 예고한 바 있었다.

그러나 두 차례 외무성 반응 이후 국내외 매체 모두 이란 상황에 대한 추가 언급을 완전히 끊었다.

국내 매체는 지난 1일 성명 이후, 대외 매체는 지난 10일 성명 이후 각각 침묵에 들어갔다. 이는 이 사안의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해 사태 전개를 관망하려는 북한의 입장을 드러낸다.

다만 북한은 이후 이란 전쟁에 대한 간접적 언급을 몇 차례 했다. 특히 지난 10일 김여정의 담화가 주목된다.

김여정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파렴치한 국제 깡패들의 무모한 행동으로 세계 안보 구조가 급속히 붕괴되고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중대한 시기”에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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