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정부가 스위스 승강기 업체인 쉰들러와의 3250억원대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8년 만에 완승을 거둔 배경엔 정부가 어떤 국제법적 의무도 위반하지 않고 정당한 법 집행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가 지난 14일 오전 2시3분(한국시간) 2018년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쉰들러의 ISDS 사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대한민국 전부 승소를 판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완전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이번 판정으로 쉰들러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 3250억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정부의 소송비용 약 96억원과 이자를 쉰들러가 지급해야 한다.
PCA 중재판정부는 이번 판결에서 정부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정부가 투자 협정상 어떠한 국제법적 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중재판정부는 한국의 공정위·금융위·금감원이 자의적이고 부당하게 행동했다는 쉰들러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또한 정부가 현대그룹 측을 부당하게 비호하거나 악의를 품고 규제 권한을 남용했다는 쉰들러 측 주장에 대해 객관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우리 정부가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을 중재판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해당 사건의 본질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 불과함에도 그 불만을 국제법상 국가 책임으로 돌리는 쉰들러의 시도가 부당하다”며 반박했다.
정부는 또 “공정위·금융위·금감원의 각 조치가 국내 법령과 관행을 엄격히 준수하여 이루어졌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편들기’나 ‘외국인 투자자 차별’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재판정부는 또 투자 협정상 ‘충분한 보호 및 안전’ 의무는 투자에 대한 ‘물리적’ 보호에 국한되는 것이지 ‘법적 보호’까지 확대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설사 ‘법적 보호’까지 포함된다 하더라도 쉰들러는 이미 한국 사법 체제 내에서 충분히 법적 보호를 받아 한국 정부가 투자자 보호 의무를 이행했다는 논리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의 투자협정 위반이 없으므로 쉰들러가 주장한 주가 하락·파생상품계약 유지비용·콜옵션 양도 손해 등 3가지 유형의 손해에 대해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정부는 이번 승소에 대해 “정부가 치밀한 법리 개발과 증거 수집을 통해 거대 글로벌 기업의 공세를 국제중재에서 완벽히 방어한 값진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적 분쟁을 국가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시도를 차단했다”며 “‘국가의 규제권 존중’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국제법적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정부 규제 권한 행사의 정당성을 밝힐 수 있는 선례가 확립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번 소송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쉰들러는 그해 자신들이 지분을 가진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5000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자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한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및 콜옵션 양도 등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정부 기관들이 규제 및 조사 권한을 충실히 행사하지 않았고, 2대 주주인 쉰들러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또 정부가 현대그룹 회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경영권을 보호하고, 외국인 투자자인 쉰들러를 고의로 차별 대우했다고도 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해당 사건의 본질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 불과함에도 그 불만을 국제법상 국가 책임으로 돌리는 쉰들러의 시도가 부당하다”며 반박했다.
정부는 “공정위·금융위·금감원의 각 조치가 국내 법령과 관행을 엄격히 준수하여 이루어졌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기업 편들기’나 ‘외국인 투자자 차별’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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