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외교·국방부 공동취재단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국가에서 발이 묶인 우리 국민 204명이 군수송기를 통해 15일 귀국했다.
국방부와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204명과 외국인 7명 등 총 211명이 탑승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이날 오후 5시 59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전날 오전 한국을 출발한 시그너스는 14일 오후(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했다. 같은 날 저녁 탑승객을 태우고 한국으로 출발한 지 약 14시간 만에 귀국한 것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중동 각국에서 영공이 폐쇄되고 민간 항공편 수요가 폭증하며 상당한 규모의 우리 국민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거나 귀국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현지 체류중인 모든 국민이 한 분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군용기 활용 방안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외교부와 국방부는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기 위한 이번 ‘사막의 빛(Operation Desert Shine)’ 작전을 개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전명 ‘사막의 빛’은 중동 지역의 우리 국민을 위해 빛을 밝히고 보호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우리 국민 귀국 지원은 사우디와 바레인, 쿠웨이트, 레바논 등 4개국에 각각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을 일시에 한 곳으로 집결시켜 수송기에 태우는 전례없는 규모와 범위로 진행됐다.
외교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공군은 물론, 주사우디대사관, 주바레인대사관, 주쿠웨이트대사관, 주레바논대사관 등 현지 공관과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에 외교부와 함께 참여한 경찰청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원팀’으로 적극 추진됐다.
특히 준비 단계에서 한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비행경로에 있는 10여개국으로부터 단 하루 만에 영공 통과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를 위해 외교·국방 관계자들이 시차를 넘어 실시간으로 소통해야만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현지 발 묶인 국민들을 위해 전세기, 군수송기 등 모든 가용한 수단을 강구했다”며 “전세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나 사우디 측 전세기은 직항이 여의치 않고 국적기 협의 등을 모두 고려해 군수송기를 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련 규정과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군수송기 탑승객에게 88만원 정도(성인 기준)를 청구할 예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성남공항에서 우리 군 수송기를 통해 사우디 등 중동 4개국으로부터 귀국한 재외국민을 환영하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임무요원 및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안 장관은 “이번 작전의 성공은 공군과 합참, 국방부, 외교부가 ‘원팀’이 되어 긴밀하게 협력했기 때문”이라며 “10여 개국의 영공 통과를 빠르게 협조할 수 있었던 것도 관계자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 땅을 밟은 탑승객들은 시그너스에서 내리며 안도의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남편을 사우디에 두고 딸과 함께 귀국한 이선아 씨(41)는 “그 어떤 비행기보다 더 편하게 왔다”며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이 씨는 사우디 현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위력적이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드론도 많이 오고 요격 소리도 잦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제 안전하게 지낼거 같고, 부디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남편 생각에 울먹였다.
정부는 앞으로도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다양한 안전 조치를 지속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총 4대의 시그너스를 운용 중인 우리 공군이 해외 체류 우리 국민 이송을 위해 시그너스를 투입한 것은 이번이 일곱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24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분쟁으로 인해 레바논에 투입돼 우리 국민 96명을 이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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