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AP/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 만 14일 째인 13일(현지시각) 미군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 핵심 시설이 있는 전략 요충을 공습하고 해병 수천 명과 강습상륙함을 파견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사일과 드론으로 중동 각지의 미군 기지 등 여러 곳에 대한 반격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강화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와 피난민이 발생하는 등 인도주의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연례 쿠드스 집회 현장 인근을 공습했다.
◆하르그 섬 공격
트럼프는 이날 밤 트루스소셜에 “방금 전 내 지시에 따라 미국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작전 중 하나를 실행해 이란의 핵심 자산인 하르그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썼다.
석유 시장 조사 기업 에너지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섬에는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처리하는 석유 터미널이 있으며, 전쟁 중에도 피해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트럼프는 이번 공격에서 섬의 석유 기반 시설은 표적에서 제외됐지만 앞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며칠째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을 적극적으로 방해해온 가운데, 트럼프는 “이란 또는 그 누구든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행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을 한다면, 나는 즉시 이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이란 병사들에게 항복을 촉구했다.
“이란 군과 이 테러 정권에 연루된 모든 이들은 무기를 내려놓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트럼프는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앞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뼛속으로 느껴질 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이란의 반정부 세력이 정권을 무너트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최근 전국적인 시위 진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란 준군사조직 바시지를 언급하며 “무기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넘기 어려운 장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는 12일 이란 남부 해상 국경의 섬들에 대한 공격은 새로운 차원의 보복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는 해당 섬들이 이란의 경제와 안보에 얼마나 중심적인지를 부각시켰다.
칼리바프는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섬들이 공격을 받으면 이란이 “모든 자제를 포기할 것”이며 트럼프가 “미국 병사들의 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과 강습상륙함 파견
한 미 당국자가 제31 해병원정대 소속 부대와 상륙 강습함 USS 트리폴리가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병원정대는 상륙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나, 이번 배치가 반드시 지상 작전이 임박했거나 실행될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군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제31 해병원정대와 트리폴리 및 해병대를 수송하는 다른 상륙 강습함들은 일본에 기지를 두고 있으며 며칠간 태평양에 있었다.
상업 위성에 트리폴 리가 대만 인근 해상을 단독 항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곳에서 이란 앞바다까지는 1주일 이상 걸리는 거리다.
이번 주 초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과 구축함 8척을 포함해 총 12척의 미 해군 함정이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이었다. 트리폴리가 이 함대에 합류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링컨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함선이 된다.
◆이스라엘 레바논, 테헤란 공격
레바논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됐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무장 세력에 대한 연이은 공습을 개시하고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거의 800명이 사망하고 85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부르즈 칼라우이야 마을의 의료 시설을 공격해 의사, 응급 구조원, 간호사 12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14일 이른 시간에 밝혔다.
앞서 보건부는 13일 이스라엘의 남부 해안 도시 시돈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10일 전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 무장 세력 간의 전투가 발발한 이후 어린이 100명 이상과 응급 구조원 18명을 포함해 77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3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도심 페르도시 광장에서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 외치는 쿠드스 집회가 열렸으며 인근 지역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폭발 직전 페르시아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해당 지역을 벗어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국이 인터넷을 거의 완전히 차단한 탓에 이를 접한 이란인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영상에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페르시아어로 두 번째 메시지를 올려 집회에 이란 사법부 수장이 참석했다고 지목하고, 이란이 많은 이들이 경고를 보지 못하도록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강경파인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은 공격이 발생했을 때 시위 현장에서 국영 텔레비전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경호원들이 그를 에워싼 가운데, 에제이는 주먹을 쥐고 이란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쟁 개시 이래 1만5000 곳 타격
이스라엘은 이란 기반 시설을 겨냥한 또 다른 공습을 발표하면서 24시간 동안 미사일 발사대, 방공 체계, 무기 생산 시설을 포함해 2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전쟁 시작 이래 1만5000개가 넘는 적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하루 평균 1,00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우리가 대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미군 공중급유기 탑승 승무원 6명 전원 사망 확인
미군은 13일 이라크에서 추락한 KC-135 공중급유기 승무원 6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미군 전사자는 최소 13명으로 늘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추락이 아군이나 적군의 사격과는 무관하며, 사고에는 2대의 항공기가 관련됐고 그중 1대는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밝혔다.
KC-135는 미군의 이란 작전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인정된 네 번째 추락 항공기다. 지난주에는 미군 전투기 3대가 쿠웨이트 아군의 오인 사격으로 격추됐다.
◆이란, 역내 각지에서 새로운 공격 감행
이란은 걸프 지역 전역의 석유 및 기타 기반 시설에 대한 매일의 공격을 이어갔다. 오만 통신사에 따르면 이란 드론 2대가 소하르 지역을 공격해 2명이 숨졌다.
그밖에 한 미 당국자는 미 해군 구축함 USS 오스카 오스틴이 13일 튀르키예 상공에서 이란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튀르키예 상공에서 이뤄진 세 번째 요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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