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헝가리)=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헝가리 당국은 전직 우크라이나 정보 장교를 포함한 7명의 우크라이나 시민을 구금하고, 자금세탁 혐의로 헝가리 전역에서 거액의 현금을 실은 현금 수송차량 2대를 압수했다고 헝가리 관리들이 6일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인들을 인질로 잡고 수천만 달러의 현금을 불법적으로 압수했다고 비난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5일 밤 X에 “이것은 국가 테러와 공갈”이라고 썼다.
이들 7명은 우크라이나 국영 오샤드뱅크의 직원이었으며, 구금 당시 오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두 대의 현금 수송차량에 타고 있었다고 시비하는 말했다.
그는 수송차량에는 국영 은행 간 정기 서비스의 일환으로 현금이 실려 있었다며, 직원들의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샤드뱅크는 별도의 성명에서 현재 가격으로 미 달러화 4000만 달러(약 594억원)와 3500만 유로(약 601억원), 약 150만 달러(약 22억원) 상당의 금 9㎏이 헝가리에 압수됐다고 밝혔다.
헝가리 국세청은 6일 우크라이나 시민 7명을 구금하고 장갑 현금 운송차량 2대를 압수했다고 확인했다며, 자금 세탁 혐의로 형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 내무부, 외무부, 대테러 센터는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GPS 데이터에 따르면 차량은 헝가리 법 집행기관 근처 부다페스트 중심부에 있었지만 은행 직원들의 위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은행은 밝혔다.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로지르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헝가리의 접근을 둘러싸고 격렬한 분쟁에 휘말린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1월27일부터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 운송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이프라인 인프라가 손상됐으며, 파이프라인을 수리하는 것은 기술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하며, 복구되도 러시아의 추가 공격에 취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고의로 중단했다고 비난하며, 석유 흐름이 재개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달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공격적인 반우크라이나 캠페인을 확대하면서 크렘린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헝가리의 “적”이라고 부르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월12일 투표를 흔들기 위해 에너지 위기를 유발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오르반 총리는 또 6일 라디오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석유 운송 승인을 받을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물자의 헝가리 통과를 막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석유를 다 써버리기 전 더 빨리 돈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인기 있는 중도우파 도전자에 뒤지고 있는 포퓰리즘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유권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헝가리 안보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득하는 선거 전략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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