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3조 영업익에도 “전기요금 정상화 필요”…이유는?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한국전력공사가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통한 전기요금 체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기요금이 원가 변동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땐 손실을 보고 가격이 떨어졌던 지난해엔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97조4345억원, 영업이익 13조5248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연간 최대 실적인 2016년(12조15억원) 수준을 단숨에 넘어섰다.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에는 전기판매수익이 자리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서 발전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줄었고, 이에 발전단가가 하락해서다.

발전단가가 떨어지며 한전의 전력 구매 비용도 줄었다. 자회사 발전사 연료비는 3조1014억원 감소했고, 민간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구입전력비도 6072억원 줄었다.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전년보다 12.2%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소매가격인 전기요금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 결과 전기 판매량이 0.1% 감소했으나, 판매단가가 전년 대비 4.6% 상승하면서 전기판매수익이 4조1148억원 늘었다.

실제 한전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12월 기준 ㎾h(킬로와트시)당 123.2원에 전력을 사들여 176.7원에 판매했다.

즉 발전사로부터 낮은 가격에 전기를 사와, 이보다 높은 수준의 전기요금을 거두며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들어 전기요금 인상이 산업용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다.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이 동결되는 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부터 7차례 인상된 바 있다. 이전과 비교하면 70%가량 오른 수준이다.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에 기반한 전기요금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그동안 적자를 봤다고 설명한다. 지난 2021년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이후 한전의 누적 영업적자는 47조8000억원에 이른다.

반대로 지난해와 같이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 수익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결정 체계에 원가가 반영되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은 연료비 등락에 맞춰 전기요금을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료비 반영을 위해 전기요금 구성 항목에 연료비조정요금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없는 상황이다.

연료비조정요금의 기준이 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도입됐다.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다만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h당 +5원’ 기조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연료비조정단가가 최대치 수준으로 15개 분기째 이어진 셈이다.

아울러 연료비 연동제 도입뿐만 아니라 요금 결정 구조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독립기구인 전기위원회가 결정한다. 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선 외부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전은 에너지 당국인 기후부에 연료비조정단가를 분기마다 제출한다. 이를 토대로 기후부는 물가 당국인 재정경제부와 전기요금 조정을 논의한다. 여기에 물가 상황이 엄중할 경우 고위 당정 협의를 거치기도 한다.

전기위원회가 전기요금을 최종 결정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물가와 정치적 판단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후부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기사업법 개정 등 국회 입법 과정에 대응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인하할 것이 아니라 전기요금이 원가에 맞게 적기에 조정돼 가격신호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원가가 오르면 요금이 오르고 낮아지면 요금을 낮출 수 있는 합리적인 체계가 돼야 산업계도 이에 맞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