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빅리그 3년 차를 맞는다.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 속에 시행착오를 겪었던 그는 새 시즌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그의 2026시즌 목표는 기복 없는 활약, 그리고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새로운 포지션에서 새 시즌을 다시 시작하는 이정후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한다.
이정후는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634억원)라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그를 향한 기대도 작지 않았다. 미국 현지 매체들도 이정후를 주목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2024년 3월 빅리그 데뷔전부터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신고하며 대형 루키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 초반 1번과 3번 타자로 경기에 나서 꾸준히 안타를 신고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봄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5월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은 그는 통증과 함께 3경기를 연이어 결장하더니, 나흘 만에 나선 5월13일 신시내티 레즈 전에선 1회 수비 도중 펜스와 충돌하고 말았다.
왼쪽 어깨에 부상을 당한 이정후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한 달 반 만에 데뷔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지난 2025시즌은 사실상 이정후의 빅리그 첫 시즌이었다. 수술 후 외부 일정을 배체한 채 재활에만 몰두했던 그는 절치부심하며 2년 차 시즌에 들어갔다.
그리고 2025시즌 초반, 이정후가 일으킨 돌풍은 말 그대로 매서웠다.
불꽃 가발을 쓴 채 이정후를 응원하는 ‘후리건즈(HOO LEE GANS)’가 탄생했으며, 한국 빅리거로서 유일하게 올스타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5월 중순 들어 시작된 타격 부진은 좀처럼 끊기지 않았고, 결장도 잦아졌다. 6월 한 달 타율은 0.143까지 떨어졌다.
이후 타순 조정과 휴식을 병행하며 부진 탈출을 노린 이정후는 7월 타율 0.278을 치며 반등 조짐을 보였고, 8월에 타율 0.300을 작성하면서 부활을 알렸다. 9월에는 월간 타율 0.315를 찍으며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밝혔다.
지난해 이정후의 성적은 150경기 출전에 타율 0.266(55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10도루 73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734였다.
그는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1위에 올랐고, 2005년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 매리너스·일본)가 작성한 MLB 아시아 타자 단일 시즌 최다 3루타 기록(12개)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몸도 마음도 새롭게 다잡았다.
새 시즌 대비 출국 전 그는 “비시즌 동안 재활하지 않고 훈련만 한 것 같아 너무 좋았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발전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포지션도 달라졌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중견수로 뛰던 이정후는 올 시즌부터 우익수로 나설 전망이다.
수비 부담을 조금 덜어낸 만큼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새 시즌 예고편도 깔끔하게 내보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치른 4차례의 시범경기에서 이정후는 매 경기 안타를 생산했다. 우익수로서 호수비는 덤이었다.
특히 지난달 2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선 3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WBC는 물론 새 시즌을 향한 희망까지 함께 밝혔다.
적응의 시간은 끝났다. 몸 상태도 좋다. 2026시즌은 이정후의 빅리그 여정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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