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그랬을 것”…아들 살해범과 마주친 아버지, 美 법원서 폭력 ‘파장’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자식을 잃은 슬픔을 참지 못한 아버지가 법원 복도에서 아들의 살해 피의자를 직접 응징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벌어진 사적 복수라는 지적과 함께, 살인 피의자를 보석으로 풀어준 사법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메클렌버그 카운티 법원 복도에서 유가족과 피의자 사이의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피해자의 아버지 샤힘 스나이프(47)는 아들 자마리야 딕슨(16)을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는 마리온 맥나이트(21)가 복도로 나오자마자 그에게 달려들었다.

당시 현장이 담긴 영상에는 스나이프가 맥나이트를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퍼붓는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관들이 즉시 개입했으나 분노한 아버지를 제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경찰이 테이저건을 발사한 뒤에야 폭행은 멈췄다. 맥나이트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스나이프는 중상해를 동반한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5월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다. 당시 16세였던 고교 미식축구 유망주 딕슨은 공원 인근에서 맥나이트가 쏜 총에 맞아 이틀 뒤 숨졌다. 맥나이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11월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석방됐다. 사건 당일은 검찰이 맥나이트의 보석 취소를 요청하는 심리가 열릴 예정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가해자와 유가족이 마주친 것이다.

유가족들은 스나이프의 행동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딕슨의 고모인 수잔 셰릴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버지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며, 어떤 아버지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아들을 잃은 아물지 않는 상처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딕슨의 어머니 리넷 딕슨 또한 폭행 영상을 본 후 “아들이 떠난 뒤 처음으로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며 가해자의 석방으로 쌓였던 울분을 드러냈다.

이번 사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뜨거운 논쟁을 낳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은 “살인범을 보석으로 풀어준 사법 정의의 실종이 낳은 비극”이라며 아버지의 심정에 공감을 표했다. 반면 “법정 안에서의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사적 복수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체포된 아버지 스나이프는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1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향후 맥나이트의 살인 재판과 보석 취소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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