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00만원 넘어도 방 없다”…서울 대학가 원룸 전쟁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월세가 치솟으면서 청년들의 주거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월세 중심으로 재편된 임대차 시장 속에서, 민간과 공공을 막론한 주거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5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 평균 월세는 1년 새 2% 오른 62만원2000원으로 집계됐다. 다방이 자체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월세가 가장 높은 곳은 성균관대 인근으로 73만8000원이었다. 그 외에도 이화여대(71만1000원), 연세대(68만3000원), 고려대(66만3000원) 등 다수의 지역에서 월세가 60~70만원을 넘겼다. 월세와 함께 상승세인 관리비까지 합치면 성균관대와 이화여대는 평균 주거비가 80만원 이상에 이른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신축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120~130만원 정도인데, 월세가 100만원이 넘어도 방이 없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며 “(매물이)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소진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월세 상승 배경 중 하나로 전세사기 대란 이후 나타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꼽힌다.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세입자들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게 됐고, 이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월세화는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수도권·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됐고, 9·7대책으로 임대사업자 대출이 금지됐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은 대출 연장을 제한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전체적으로 다주택자들이 압박을 받으면서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와중에 대학가 주거 수요는 여전히 높다. 신입생과 재학생 외에도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가 월세 수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 외국인 유학생 수는 25만3400명으로 전년 20만9000명 대비 4만4400명(21.3%) 증가했다. 직장인 밀집 지역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학교 앞을 떠나지 못하는 졸업생들도 적지 않다.

청년들이 주로 거주하는 비아파트(다가구·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비아파트는 5000여가구로 2024년 대비 23.7% 감소했다.

정부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매입임대주택과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2026~2027년 7만호, 2030년까지 14만호의 신축 매입임대주택을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확보한 서울·수도권 신축 매입 약정 물량 5만4000호와 관련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비율은 상반기 주거복지 추진 방향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소장은 “대학교 기숙사와 공공이 공급하는 청년주택을 늘리고, 민간 임대 물량도 더 나오도록 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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