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 중학교 교사 순직 사건과 관련해 민원 대응을 소홀히 한 학교장과 교감이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제주 故현승준 교사 유가족 등에 따르면 최근 제주동부경찰서에 A중학교 소속 B교장과 C교감에 대해 직무유기 및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 고소장이 제출됐다.
유족은 현 교사가 학생 측 민원인으로부터 교육활동을 침해 당하고 악의적인 민원을 지속적으로 받아 스트레스를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병가를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감 B씨의 경우 자신이 병가를 제지한 것을 빼고 현 교사가 스스로 민원을 해결하고 나가겠다는 취지로 경위서를 허위 작성해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학교민원대응팀 책임자인 이들은 지난해 5월 현 교사에게 접수된 학생 측 민원 업무를 소홀히 한 장본인들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현 교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학교장과 교감이 민원 대응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진상조사를 이끌었던 제주도교육청 감사관실은 “B교장이 민원인 통화 내용을 고인(현 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민원 해결에 대한 일정 및 대책에 대해 공유하지 않았다”며 “학교장이 끝까지 책임지고 민원을 처리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학교 민원대응팀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7월 C교감이 작성한 허위 경위서에 대해서도 “실제 통화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허위 기재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해당 경위서는 국회 국정감사에도 제출됐다.
C교감은 지난해 5월19일 현 교사가 병가를 쓰고 싶다고 학교 측에 요청하자 이를 인지한 직후 현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민원을 먼저 해결하고 (병가를) 쓰라’는 식으로 병가 사용을 제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교사는 사흘 뒤인 5월22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교감은 경위서에 ‘현 교사가 민원을 해결하고 병가를 쓰겠다고 허락함’이라고 마치 자발적인 것처럼 꾸며 작성했다.
경찰은 현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은 학생 측 가족 D씨에 대해 협박 등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였으나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D씨는 지난 5월 현 교사에게 수 십여통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지난해 D씨의 민원에 대해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판단하고 특별교육 8시간을 의결했다.
현 교사는 지난해 5월22일 0시40분께 재직하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는 그가 작성한 유서도 있었다. 유서에는 ‘D씨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을 받아 힘들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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