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치매는 더 이상 일부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사회에서 치매환자는 1000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치매는 여전히 개인과 가족의 불행으로 치부되거나, 통제와 관리 대상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 책 ‘한국에 없는 마을'(디멘시아북스)은 치매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선 ‘마을’이라는 공동체 내에서 모두가 치매 환자와 함께 호흡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 황교진은 시설 중심 돌봄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 기반의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프랑스·네덜란드·덴마크·노르웨이·미국·영국·일본·호주 등에 있는 각지의 ‘치매 마을’을 소개한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문화와 생활 양식을 가졌지만, 치매를 앓은 이들이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하는 이웃이자 주민이라는 관념만큼은 공통적이다. 치매 환자 환자들을 보호의 대상이나 관리해야할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대한다는 점이다.
“호그벡은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북쪽 외곽의 작은 마을이다. (중략) 마을 모습 자체는 평범해 보인다. 마을 주인은 치매를 앓고 있음에도 그 생활 모습은 네덜란드의 여느 마을들과 차이가 없다. 치매 환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조금의 불편함이나 눈치 볼 필요 없이 살아간다. 호그벡의 철학은 ‘환자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다. (중략) 과연 내가 치매에 걸린다면, 인생 마지막 시기의 자유, 의미, 사회생활을 어떻게 영위할 수 있을까?” (본문 중)
저자는 이른바 ‘성공 사례’로 소개된 마을들이 완성형 모델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문제 의식과 문화에서 터잡아 ‘한국형 호그벡’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치매 마을을 가질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 선택을 외면한 채 계속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이 책은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의 지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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