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원유 해상수출 전면 차단 추진…20차 제재안 발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수출을 사실상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20번째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다.

dpa와 AP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신규 제재안을 공개하면서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에 대해 선박 보험과 급유, 유지 보수 등 모든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는 조치를 포함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또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7개국(G7)과 공조 시행도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제재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는 24일로 만 4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전쟁자금 조달 능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현재 G7은 해상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상한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상한선을 초과한 가격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은 서방 보험사로부터 보험을 제공받을 수 없다.

하지만 새 제재안은 원유 가격과 관계없이 러시아산 원유 운송과 관련된 해상 서비스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게 핵심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새 조치를 시행할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이 더욱 줄어들고 러시아산 원유의 구매자를 찾는 일도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운업이 글로벌 산업인 점을 고려해 G7과 뜻을 같이하는 국제 파트너들과 조율해 전면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언명했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노후 선박을 동원한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활용해 서방 보험 없이 원유를 수출해 왔다.

EU는 이번 제재안에서 새로 확인된 선박 43척을 추가해 제재 대상 선박을 총 640척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수십 척을 더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아울러 집행위는 금융 부문 제재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EU는 러시아 지방은행 20곳을 새로 제재 대상에 넣고 국제 결제망 스위프트(SWIFT) 차단 이후 러시아가 활용해온 대체 결제통로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암호자산 거래 등 제재 회피 수단도 집중적으로 봉쇄한다.

무역 분야에서는 고무와 트랙터, 사이버 보안 서비스 등 3억6000만 유로(6226억원) 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출금지를 추가로 내놓다.

지금까지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러시아산 금속과 화학 제품,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일정 물량의 수입을 금지하도록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쇄빙선에 대한 유지 보수 등 관련 서비스 중단도 제안됐다.

EU는 이미 19차례에 걸쳐 대러시아 제재를 단행했지만 EU 회원국만으로는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G7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7개 EU 회원국 대사들은 오는 10일부터 제재안 논의에 착수하며 최종 승인까지는 수주가 걸릴 수 있다.

EU는 전쟁 4주년 전날인 2월23일까지 20번째 제재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미국의 중재에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나서도록 만들 수 있는 수단은 압박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수출 수입이 러시아 경제의 핵심 축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물가 급등이나 통화 위기 없이 군사비를 투입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상임의장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의 금융과 에너지 부문이 제재의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회원국들에 신속한 승인 결정을 촉구하며 이번 제재가 자유롭고 주권적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부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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