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엡스타인 연루 前주미대사에 곤혹…”임명 후회”

4일 의회에서 발언하는 스타머 총리[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정부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 피터 맨덜슨을 주미 대사로 임명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현지시간 4일 하원에서 열린 총리질의에서 “맨덜슨은 우리나라와 우리 의회, 당을 배신했다”며 “그는 대사 임명 전후로 우리 (총리실) 팀이 엡스타인과 관계를 물을 때마다 거듭해서 거짓말을 하고 또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 역시 국민, 의원들만큼이나 화가 난다”며 “그를 임명한 것을 후회한다.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그는 정부 근처에도 발을 들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맨덜슨 임명 과정에서 거친 검증 절차를 보여주는 문건을 공개하겠다면서 국가 안보와 국제 관계, 경찰 수사와 충돌하는 문건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주요 부처 장관을 지낸 맨덜슨은 엡스타인과 깊은 친분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주미 대사에서 경질된 바 있습니다.

야권은 이미 엡스타인과 친분이 어느 정도 알려진 상황에서 맨덜슨을 임명한 스타머 총리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었다며 공세를 폈습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스타머 총리가 “보여주고 싶은 문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모든 문건을 공개해야 한다”며 맨덜슨 대사 임명 전부터 엡스타인과 관계가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인사 검증에 그 사실이 거론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이에 “거론됐고, 다양한 질문을 했다”며 “(맨덜슨은) 엡스타인과 관계의 범위를 완전히 왜곡했다”고 답했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스타머 총리가 인사 과정에서 맨덜슨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는지가 향후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날 스타머 총리가 맨덜슨 인사와 관련해 공개할 문건을 선별하겠다는 입장에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를 비롯한 노동당 내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정부는 의회 정보안보위원회에 모든 문건을 제출하고 위원회가 대외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정부가 맨덜슨의 귀족 작위를 박탈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며 그를 찰스 3세 국왕의 자문 역인 추밀원에서도 제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맨덜슨이 2004∼2008년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으로 재임하던 중 부정행위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EU 대변인은 “새로 공개된 문건을 고려해 맨덜슨과 관련한 규정 위반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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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하(jju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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