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1·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 6만가구 공급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전체 물량의 20% 이상이 집중된 서울 용산구 부동산 시장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주택 과밀화로 생활 환경이 나빠지거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이견으로 자칫 사업이 표류할 수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은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총 5만9700호를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체 물량의 53.3%(3만2000호)가 서울에 위치한 게 특징이다.
특히 서울 용산구에 지어지는 주택은 ▲용산국제업무지구(1만호) ▲주한미군 옛 주둔지 캠프킴(2500호) ▲501 정보대(150호)에 용산우체국 등 유휴부지·노후 청사 개발을 더해 전체 공급량의 22.6%인 1만3501호에 달한다.
용산구는 기존에 주택 공급이 계획된 7400호와 비슷한 규모인 6101호가 추가 발굴된 게 특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당초 계획인 6000호에서 1만호로 늘었고, 캠프킴도 1100호가 추가됐다.
국토부는 “서울시는 8000호까지, 교육청은 1만호까지 올리는 것에 동의한 상태”라며 “(물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김성보 행정2부시장이 대책 발표 3시간 만에 반대 입장을 내며 반발하는 상태다.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황에서 주택 공급량을 늘려 토지이용계획 변경 절차를 다시 밟을 경우 2년 이상 시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용산구도 유감 입장을 밝히며 “아울러 주민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경제도시를 만든다면서 닭장처럼 아파트만 채우겠다는 것이냐’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46만㎡ 면적에 주택 1만호를 짓기로 하면서 과밀이 우려된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린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은 비슷한 규모인 46만여㎡에 1만2032가구를 지었다.
문제는 용산 사업지에는 주택단지 외에도 프라임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 마이스(MICE)가 들어설 예정이란 점이다. 토지이용계획도상 공동주택이 들어설 업무지원구역은 9만3723㎡으로 전체 면적의 20.2%에 그친다. 업무상업시설 외 오피스텔을 짓는 업무복합구역(8만1036㎡)을 더해도 17만㎡ 수준이다. 자칫 교통 등 인프라와 기반시설 부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공임대와 민간 분양 물량 비율이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변수다. 국토부는 “이번 정부에서 기존에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중산층 임대라든지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임대주택에 대한 것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사업계획이 수립돼야 임대 및 분양 규모 등이 나올 수 있단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용산구의 한 중개업소는 “처음에 얘기가 되던 2만가구보다는 줄었지만 1만가구도 많다. 임대와 민간분양 비율이 어떻게 될지도 정해진 게 없어 보여서 문의가 와도 해줄 말이 없는 상태”라며 “작년에 기공식까지 열고 사업 속도가 좀 붙나 했는데 늦어지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대책의 핵심 물량인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됐다”며 “서울시는 기반시설 한계를 이유로 8000호를 상한선으로 제시하고 있어, 향후 조정 과정에서 물량 축소 또는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은 입지 가치의 측면에서 대체할 지역이 없기에 장기적인 ‘도시경쟁력의 강화’라는 목적과 ‘당장의 서울 내 주택공급’이라는 목표가 상충할 수 밖에 없다”며 “주거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이 크지만, 주거는 도시 기능의 일부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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