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미사일 사거리제한·우라늄 포기·하마스 단절’ 요구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영구 중단,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 하마스 등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의 3개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측은 미사일 사거리 제한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대치가 교착되는 모양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간) 미국·유럽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 영구중단 및 보유 농축우라늄 전량 폐기 ▲탄도미사일 사거리·수량 제한 ▲하마스·헤즈볼라·후티반군 등 중동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의 3개 항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이란 핵협상 의제였던 우라늄 농축 문제에 탄도미사일 전력 감축, 역내 대리세력 단절이 추가된 것이다.

이란은 이 중 미사일 사거리 제한 요구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를 통제할 경우 핵심 적대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NYT는 “탄도미사일은 이스라엘 재공격을 억제하는 이란의 마지막 억지력이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는 이란 재무장시 추가 공격을 언급해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란이 대리세력 단절 요구는 수용할 것으로 봤다.

CNN도 “미사일 사거리는 (미국보다는) 지난해 12일 전쟁 때 미사일 방어체계를 대량 소모한 이스라엘에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란이 여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핵 프로그램만 논의하겠다고 미국에 통보하면서 양측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도 28일 이란 취재진을 만나 “협상이 이뤄지기를 원한다면, 먼저 군사적 위협과 과도하고 비현실적인 요구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점차 물밑 소통을 통한 외교로는 상황 개선이 어렵다고 보는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 요구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간 채널, 핵협상 중재국이었던 오만을 통하는 간접적 소통 등 정식 외교 라인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외정책 결정권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IRGC)가 쥐고 있고, 내각 소속인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 측과의 통화조차 직접 결정하지 못하는 위치라고 트럼프 행정부는 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모함 등 대규모 전력을 앞세운 압박 외교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조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핵무기 제거’라는 모든 당사자에게 공정한 합의에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이끄는 거대한 함대는 베네수엘라 때처럼 필요시 빠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있으며, 그럴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란을 직접 공습하는 군사적 공격 가능성도 계속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에 “이란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을 제한하기 위한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란 지휘부 및 시위대 살해 책임자 공습, 핵 시설 타격 등이 선택지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28일 의회 청문회에서 항공모함 전개가 중동 역내 미군 자산 방어 목적이라면서도 “미국은 선제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