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세 체납자 133만명을 전수조사하기 위한 국세청 체납관리단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현재 110조원에 달하는 국세 체납액이 어느정도나 정리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세청은 26일 발표한 ‘2026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에서 올해 3월 정식 출범하는 국세 체납관리단을 통해 체납자 실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유형에 따른 맞춤형 체납 관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세 체납관리단은 모든 체납자의 주소와 사업장을 실제로 방문해 생활실태와 납부여력 등을 확인하는 업무를 맡게 되는 조직이다. 국세청은 실제로 납세자를 방문해 실태 조사를 진행하는 실태 확인원도 선발 중이다. 1차적으로 기간제 실태 확인원 500명을 채용하고, 향후 40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국세청은 실태확인 결과에 따라 체납자 유형을 분류할 계획이다. 생계곤란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납부 의무 소멸 등으로 경제적 재기를 지원한다. 반면 악의적 체납자에 대해서는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압류 재산에 대한 공매를 속행하는 등 엄정 대응한다.
133만명에 이르는 체납자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체납액도 일정 부분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말 기준 누계 국세 체납액은 110조원에 달한다. 이 중 국세청이 적극적으로 징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리 중 체납’은 19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91조원은 사실상 징수가 어려운 ‘정리 보류 체납’이다.
정리 보류 체납은 체납자가 재산이 없거나 사업을 폐업한 상태를 말한다. 소멸 시효가 남아 있어 장부에는 기록돼 있지만 인력과 예산의 한계로 적극적인 관리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 개청 이후 60년간 이런 체납액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90조원을 넘어섰다. 국세청은 체납자 전수조사가 사실상 방치돼 있던 체납액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계곤란형 체납자로 파악될 경우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경제적 재기를 지원한다. 또 2025년 1월1일 이전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 체납액이 5000만원 이하인 무재산·폐업 상태의 체납자에 대해서는 납부 의무 조기에 소멸시킬 계획이다. 체납 상태를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5000만원 미만 체납자는 전체의 80%에 이르지만, 체납액 규모는 전체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번 납무 의무 소멸 대상자가 약 28만5000명, 대상 금액은 3조4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생계가 정말 어려운 체납자의 경우에는 체납 사실 때문에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복지 비용 등이 더 들어가는 측면도 있다”며 “차라리 납부 의무를 소멸시켜 경제 활동을 잘 할 수 있게 해주면 오히려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대신 고액 체납자와 숨겨둔 재산이 있으면서 지능적으로 납세 의무를 회피하고 있는 악의적 체납자에 대해 징세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고의적 납부 기피자에 대해서는 정밀분석을 통해 추적 조사를 강화하고, ‘고액체납자 추적 특별기동반’도 가동한다. 10억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는 전체의 1.2%에 불과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47%에 이른다.
국세청은 체납관리단 출범에 앞서 지난해 9월 국세 공무원 68명을 투입해 이번 시스템을 시범운영했다. 4000여명의 체납자를 상대로 약 2주간의 시범 운영해 약 3억원 가량을 징수했다. 일부 체납자가 체납액을 분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성과도 있었다.
체납관리단 운영을 내실화할 방안도 마련했다. 실태 확인원을 대상으로 직무·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격려금과 휴가 등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실태 확인원 급여(시간당 1만320원)가 최저임금 수준으로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지훈 국세청 기획조정관은 “(실태확인원 급여는) 작년에 예산이 확정돼 올해는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치단체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 수준이라든지 최저임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보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예산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최근 3월부터 활동할 예정인 실태확인원을 모집했다. 전체 500명(전화 실태확인원 125명, 방문 실태확인원 375명) 모집에 지원자 8377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17대 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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