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 정권 붕괴를 유도하기 위해 석유 공급 완전 차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3일(현지 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정권 교체를 압박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쿠바로의 석유 수입을 전면 차단하는 조치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인접국인 베네수엘라의 쿠바행 석유 선적을 중단시킨 상태인데, 이를 모든 국가로 확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전체 석유 수요의 약 60%를 수입에 의존하는 쿠바는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끊기자 주요 수입처를 멕시코로 바꿨다. 그러나 공급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멕시코가 곧바로 대금을 청구하기 시작해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백악관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완전 차단을 지지하고 있고, 의회 내 강경파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도 “쿠바로는 단 한 푼도, 석유 단 한 방울도 가서는 안 된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미 베네수엘라산 석유 차단으로 쿠바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석유 공급을 끊어낼 경우 인도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반대하는 행정부 인사들도 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공급에 의존해온 쿠바 공산당 정권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기점으로 지속 능력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폴리티코는 “정전과 생필품·식량 부족이 시작됐지만, 쿠바 정권은 미국의 혹독한 제재와 포괄적 무역 금수조치, 냉전 이후 소련 붕괴까지 견디고 생존해왔다”며 조기 붕괴를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쿠바 정권이 갑작스럽게 붕괴할 경우 지역 수준의 이주 위기를 촉발하고 카리브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고도 짚었다.
쿠바 정권은 1950년대 쿠바 혁명을 이끈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1959년 집권한 이래 66년간 공산당 1당 체제를 지켜왔다. 야당이 있는 베네수엘라와 달리 공산당 외 정치세력이 사실상 전무하다.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15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쿠바인 경호원 32명의 유해 운구식에서 “강압·위협에 대한 항복이나 그 어떤 양해도 없다”며 미국 압박에 맞설 뜻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