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럽, 미국 너무 의존 말고 행동 나서달라” 이례적 쓴소리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유럽 지도자들이 러시아 침공에 대한 대응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유럽 지도자들을 매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 등에서 “유럽 지도자들이 ‘그린란드식 태도’를 유지하며 어딘가에서 누군가 조치를 취해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에 맞서 유럽 지도자들과 강한 유대를 보여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 체결 시 병력 파견을 제안한 프랑스와 영국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에 대한 대응에서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했다.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유럽 일부 국가에 대한 도전적인 어조는 백악관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도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방송은 젤렌스키의 연설 중 일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를 만족시켰을 것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뉴욕에서 재판받게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슷한 운명을 겪지 않았고, 이란 국민들은 자국 보안군의 잔혹 행위에 직면해야 했다는 점도 유럽 지도자들에게 상기시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에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도 지지를 나타냈다.

그는 “유럽 기지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실제로 기지를 건설하든지 아니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군함들이 그린란드 주변을 자유롭게 항해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그런 함선 중 단 한 척도 남지 않도록 우크라이나의 전문 기술과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크름반도 근처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린란드 근처에서도 러시아 선박이 침몰할 수 있다”며 “만약 요청이 있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라면 우리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은 아름답지만 분열된 소국과 같다”며 “유럽연합(EU)이 길을 잃은 듯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유럽이 안보를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러시아가 다른 유럽 국가를 침공할 경우 나토의 대응이 어떨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유럽에는 오늘날 유럽을 진정으로 지킬 수 있는 통합된 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푸틴 대통령이 리투아니아를 침공하거나 폴란드를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누가 대응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나토가 존재하는 것은 미국이 행동할 것이며, 방관하지 않고 도울 것이라는 믿음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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