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대법 전원합의체…5·18 위자료 청구권 소멸 여부 판단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법원이 올해 첫 전원합의체 판결을 22일 선고한다. 5·18민주화운동 유족들이 소송을 늦게 제기해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는 원심 판결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오후 2시 대법정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불법 구금돼 구타를 당한 뒤 숨진 이들의 유가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대법관들 모두가 참여해 선고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으며 대법관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다.

앞서 2021년 11월 유가족인 유모씨 등 39명은 국가를 상대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대한 가족 몫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같은 해 5월 27일 헌법재판소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을 금지한 개정 전 5·18보상법 16조 2항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개정 전 법률은 보상금 신청인이 동의한 경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 배상 청구를 막았으나, 헌재 결정으로 현재는 ‘정신적 피해’를 예외로 두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은 공통적으로 헌재 결정으로 법이 개정되기 전인 지난 1990년부터 1994년 사이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아 동의한 뒤 보상금을 지급 받았다.

국가는 유가족들이 보상금 지급 결정이 이뤄진 시점부터 3년이 지난 후에 고유한 위자료를 청구한 만큼 민법 766조에 따른 단기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1심은 원고 28명에 대해 고유의 위자료 배상 청구권이 아직 살아 있다고 인정했다. 헌재 결정이 있었던 2021년 5월 27일까지는 유가족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이런 판단은 2심에서 뒤집혔다. 유가족 고유의 정신적 손해 배상금, 즉 위자료가 5·18보상법에서 규정하는 보상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애초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른 ‘법률상 장애’가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가족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은 시점부터 3년이 지났기 때문에 국가에게 위자료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소멸됐다는 것이 2심 판단이다.

이처럼 2심에서 일부 패소한 유가족 다수가 상고를 포기해 남아 있는 15명이 대법의 판단을 받게 됐다.

앞서 2023년 항소심 법원은 이들 외에도 고(故) 윤상원 열사의 유가족 및 고(故) 노준현 열사의 유가족이 각각 제기했던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단기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국가의 주장을 인용한 판결을 내놨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유족의 위자료 청구권을 구체화하는 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소멸 시효 제도라는 법적 안정성보다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의 국가배상 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있었는데도 신속한 권리 구제를 해야 하는 정부에게 면책을 줬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근로복지공단이 건설기계 운전기사 및 임대인을 상대로 산업재해를 당한 하도급 근로자에게 지급했던 보험금에 대한 구상을 청구한 소송의 상고심을 함께 선고한다. 운전기사·임대인이 산재보험법에서 구상금 청구 대상인 ‘제3자’인지 여부 등이 쟁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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