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 “모디가 트럼프에 전화 안해 무역협상 무산”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인도의 무역 합의가 계속 지연되는 이유와 관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를 마무리하지 않은 때문에 막판에 좌초됐을 것으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각) 그같이 보도하면서 러트닉의 발언에 인도 당국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트닉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무역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을 때 자신이 인도 측 당국자들에게 “모디가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그들은 그걸 불편해했고, 그래서 모디는 전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트닉은 이어 인도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이 다른 여러 나라들과 “여러 건”의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면서 그 뒤에야 뉴델리가 워싱턴에 연락해 “‘좋다, 이제 준비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대해 “내가 ‘뭘 준비했다는 거냐? 너희는 3주 전에 이미 떠난 기차를 탈 준비를 했다는 거냐?’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도 외교부 란디르 자이스왈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에서 러트닉의 해당 발언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면서 인도는 여전히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합의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모디와 트럼프가 8번 통화했다고 덧붙였다.

러트닉의 발언은 양국 간 합의가 여전히 요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최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관세를 인상한 데 대해 모디가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원유 수입이 억제되지 않으면 관세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인도 관세율은 가장 높은 수준인 평균 50%다.

트럼프 2기 초반만 해도 양국 관계는 낙관적 전망이 지배했다.

지난해 2월 백악관 미-인도 정상회담 때 두 정상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5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수년간 인도를 “큰 관세 남용국”이자 “관세 왕”이라고 불러 왔다. 인도는 전체 노동 인구의 다수를 고용하고 있는 농업, 낙농, 수산 부문에서 양보를 주저해 왔다.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이 또 다른 마찰을 낳았다. 트럼프는 자신이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인도 당국자들은 그의 중재 역할을 부인하며 불쾌해했다.

미-인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파키스탄은 트럼프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8월, 인도에 대한 25% 관세가 발효되기 직전, 트럼프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대한 처벌로 뉴델리에 추가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외교적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 등 트럼프의 핵심 참모들이 인도가 “러시아의 세탁소”가 됐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인도의 가장 부유한 일부 가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최대 석유 구매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33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했으며, 이는 해당 기간 모스크바 원유 판매의 약 8%에 해당한다.

러시아산 원유 구매 문제는 협상에서 중대한 장애물이 됐다. 2023년 이후 인도는 러시아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었고, 전체적으로는 중국이 최대 구매국이다.

지난해 10월 트럼프가 기자들에게 모디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하자 다음날 인도 당국자들이 부인했다.

인도 협상단은 비공식적으로는 구매 축소 의사가 있음을 밝혔으나 국내 정치적 반발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발표할 수 없다고 말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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