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겨울철 감기로 인한 일시적인 목소리 변화는 대개 일주일 이내에 호전되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단순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과 같은 성대의 양성점막병변부터 성대마비, 그리고 드물게는 후두암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업 활동에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따라서 목소리 변화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뉴시스는 10일 지정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부터 목소리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질환들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 방법 등을 들어봤다.
성대결절은 교사, 강사, 가수, 상담사처럼 장시간 목소리를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성대점막이 손상되고 변화하면서 양쪽 성대가 맞닿는 부위에 마치 손에 생기는 굳은살처럼 결절이 생기게 된다.
성대점막의 손상과 변화로 인해 결절이 생기면 성대의 진동을 방해하여 쉽게 목소리가 쉬고, 노래할 때 고음을 내기 어려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 결절이 큰 경우엔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성대결절은 후두내시경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알레르기나 인후두역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성대결절은 수술 없이 음성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
성대폴립은 성대결절과 달리 고함을 지르거나 큰소리로 응원을 하는 등 갑자기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가해지면서 성대 점막 내의 미세혈관이 파열되어 피가 고이게 되고, 이것이 멍울을 형성한 후 성대점막의 변화를 동반하면서 튀어나온 폴립으로 발전하게 된다.
성대폴립의 증상은 폴립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작은 폴립은 가벼운 목소리 쉼 정도의 증상만 보일 수 있지만, 큰 폴립의 경우 심한 음성 변화나 이중음성(목소리가 두 갈래로 들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의 작은 성대폴립은 음성 휴식과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수개월간 시행하면 호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폴립이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아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목소리 회복을 위해 일정 기간 음성 휴식과 음성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흡연을 삼가해야 한다.
성대마비는 성대 점막의 병변이 아니라, 성대를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 신경(되돌이후두신경이나 그 근위부인 미주신경)에 마비가 와서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신경들이 손상되면 성대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목소리와 삼킴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성대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는 갑상선암, 폐암, 식도암 등 악성 종양이나 해당 부위의 수술로 인한 신경 손상이 있으며, 뇌졸중, 파킨슨병 등 신경학적 질환, 그리고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성대마비가 있다.
성대마비가 발생하는 경우 목소리가 쉬거나 목소리 크기가 감소하며, 오래 말하기가 어렵고, 사레가 자주 걸리거나, 간혹 호흡곤란이 있을 수 있다.
치료의 주된 목적은 쉰 목소리를 개선하고 사레가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대주입술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마비된 성대의 점막 안쪽에 공간을 채우는 물질(히알루론산 등)을 주입해 성대의 부피를 늘리고 목소리를 낼 때 양쪽 성대가 잘 맞닿도록 한다. 이를 통해 성대의 진동이 복원되고 목소리의 질이 향상되며 사레 걸리는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후두암은 목소리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후두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은 흡연과 음주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 발생 위험이 10배 이상 높으며, 흡연과 음주를 함께하는 경우 그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후두암의 증상은 종양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성대에 발생하는 경우 주로 쉰 목소리로 증상이 나타난다.
성대에 생긴 조기암의 경우 가볍게 쉰 목소리 정도만 보일 수 있으며, 진행 암의 경우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고 종양이 기도와 인두를 막아 호흡곤란과 삼킴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성대의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목소리 변화 같은 증상은 잘 보이지 않고 목의 이물감이나 연하곤란, 호흡곤란 등이 서서히 발생해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예후가 좋으므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후두내시경 소견 상 후두암이 의심되는 경우, 수술장에서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후두암의 치료는 종양의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성대에 국한된 조기암의 경우 입을 통해 후두를 노출하고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로 암을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다. 진행된 암의 경우 목을 직접 절개하고 수술하거나, 목의 림프절을 함께 제거하는 수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지정연 교수는 “2주 이상 지속되는 목소리의 변화는 단순히 넘어가서는 안 되는 다양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성대결절이나 폴립처럼 비교적 쉽게 치료 가능한 질환일 수도 있고, 성대마비처럼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며, 후두암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장기간 목소리의 변화가 지속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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