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림자 함대 4척 나포…러·중·이란에 경고 의도

[서울=뉴시스] 김상윤 수습 기자 =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금수 조치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유조선들을 나포한 이유가 서반구 영향력 확대와 적대국에 대한 경고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7일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유조선 2척이 추가로 나포되면서 최근 몇 주간 미군이 압류한 유조선은 총 4척으로 늘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에 대한 미국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러시아·중국·이란에 대해 베네수엘라와의 연대나 미국의 제재 무시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경고라고 전했다.

WSJ는 이를 “미국을 서반구의 지배적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미국 행정부의 ‘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한층 강화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어 나르는 특정 선박들의 운항을 차단함으로써 해당 수입국들의 자원과 수익을 고갈시키고, 이들이 베네수엘라와의 관계를 재검토하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조선 몇 척의 나포가 러시아·중국·이란의 중남미 정책을 바꾸거나 재정에 타격을 입힐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익명의 미 국무부 관계자는 “해당 국가들이 입는 피해는 부수적 효과에 불과하며 진짜 목표는 베네수엘라가 워싱턴의 명령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선임 분석가는 “러시아·중국·이란 입장에서 서반구의 파트너를 잃는 것은 타격이 있으나 치명적이진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 큰 위협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넘어 다른 국가들로까지 석유 봉쇄나 유조선 나포 전술을 확대하는 경우”라며 “특히 이란은 자국 유조선이 차단될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우려해왔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재 대상 석유를 몰래 실어나르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를 타격하는 것이 합리적인 지정학적 조치라는 평가도 있다.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해군 제독은 “그림자 함대에 대한 조치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러시아·이란 경제 약화, 베네수엘라에 대한 통제권 강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은 “그림자 함대는 더이상 우리 뒷마당에서 활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사한 집행 조치를 위해 여러 다른 선박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그림자 함대에 대한 작전을 베네수엘라 너머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s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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